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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경제책

『최진기의 경제상식 』 프롤로그 경제공부, 하루라도 일찍 시작하세요

차례

 

프롤로그 경제공부, 하루라도 일찍 시작하세요

 

당근과 채찍 - 탐욕과 장벽

경제는 매트릭스다

경제공부, 6개월 익혀 60년 써먹는 것

어디서 시작할까?

열려라, 경제공부의 지도

 

챕터

1. 고등학생도 아는 경제상식 다지기

1) 경제학을 한 줄로 줄이면?

2) 재화와 서비스가 요리조리

3) 경제 시스템의 네 선수가 준비, 땅!

4) 생산, 분배, 소비를 골라보자

5) 소비효과가 왁자지껄

6) 수요, 수요법칙이 슬금슬금

7) 수요법칙에도 예외가 있어

8) 공급, 공급법칙에도 예외가 있어

9) 수요의 가격 탄력성이 팽팽하게

10) 공급의 가격 탄력성이 느슨하게

11) 수요/공급의 법칙을 읊으면

12) 규모의 경제가 꼼지락

13) 가격 차별화가 가지각색

14) 4개 시장이 치열하게

15) 시장의 실패가 뚝뚝하게

16) 최저가격, 최고가격이 차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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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금리가 들썩들썩

1) 금리는 차별쟁이

2) 금리가 오르락내리락

3) 금리, 모든 투자의 기준

4) 손들고 기준! 기준금리

5) 단기금리 삼총사, 나와라!

6) 장기금리가 꾸물꾸물

7) 은행이 위태위태

8) 금융기관이 뜨끔뜨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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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채권이 뚜벅뚜벅

1) 반갑다, 채권아

2) 채권시장이 으쓱으쓱

3) 채권 금리가 오르락내리락

4) 채권 종류가 알록달록

5) 채권 형태가 형형색색

6) 회사채가 각양각색

7) 금리의 신호, 이것만 알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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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통화가 부글부글

1) 돈이 끊임없이 변해

2) 통화가 부풀어

3) 통화량이 늘었어, 줄었어

4) 통화 종류가 단계별로

5) 돈이 얼마나 빨리, 많이

6) 앗, 인플레이션이 닥쳤어

7) 앗, 뜨거라! 하이인플레이션

8) 앗, 디플레이션이 닥쳤어

9) 리플레이션을 하라

10) 스태그플레이션이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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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경기정책이 힐끔힐끔

1) 경기가 오르락내리락

2) 경기순환도 가지각색

3) 경기정책이 끼어들기

4) 한국은행, 경기야, 게 섰거라

5) 물렀거라, 정부가 나섰다

6) 감세정책이 은근슬쩍

7) 트리클다운 효과가 히죽히죽

8) 돈 풀기, 방향이 틀렸어

9) 경제효과 시뮬레이션이 가소로워

10) 경제정책 기조가 후끈후끈

11) 규제완화가 찌그럭찌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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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경제지표가 왁자지껄

1) 지표, 지수가 뚜렷하게

2) GDP가 제일 잘 나가?

3) 경제성장률이 오르락내리락

4) 잠재성장률이 오싹오싹

5) 경기지수가 우왕좌앙

6) 경기심리지수가 눈치 빠르게

7) 물가지수가 수근수근

8) 실업률이 눈 가리고 아웅

9) 고용 없는 성장이 아찔아찔

10) 1인당 국민소득이 으랏차차

11) 소득분배가 우르르 쾅쾅

12) 가계부채가 불끈불끈

13) 국제수지가 꼼꼼하게

14) 국가부채가 바짝바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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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환율이 후들후들

1) 외화가 한눈에 쏙

2) 환율 시세가 들쑥날쑥

3) 외환시장, 안팎으로 바꿔

4) 재정환율, 두 번 바꾸기

5) 역외시장이 모락모락

6) 통화가 강세, 약세

7) 환율이 상승, 하락

8) 환차익이 텀벙텀벙

9) 외국인은 환율에 샀다, 팔았다

10) 세계로 환율 문이 철커덕

11) 환율 변동이 움찔움찔

12) 환율이 고정, 환율이 변동

13) 외환보유고가 들락낙락

14) 통화스와프, 외평채가 여차하면

15) 정부가 외환시장에 은근슬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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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세계경제가 한눈에 탁!

1) 한국 경제의 핵심이 한 눈에 쏙!

2) 기축통화는 요술방망이

3) 미국달러가 으쓱으쓱

4) 트리핀 딜레마가 착 붙어서

5) 글로벌 불균형이 티격태격

6) 엔 캐리, 달러 캐리가 휘돌아

7) 유료화가 우당탕탕

8) 엔화가 등 떠밀려

9) 미국 지표가 물끄러미

10) 국제 금리가 들썩들썩

11) 신용등급, CDS 프리미엄이 흠칫

12) 국제 유가가 시끌시끌

13) 원자재시장이 와글와글

14) 통화스와프, 외평채가 여차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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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주식시장이 시끌시끌

1) 주식시장이 어리둥절

2) 주가지수가 알쏭달쏭

3) 시황뉴스에 뻔질나게

4) 주식이 다종다양

5) 마진콜이 따릉따릉

6) 외국인이 희희낙락

7) 주가 차트가 알쏭달쏭

8) 공매도가 화들짝

9) 회계장부가 따끈따끈

10) 주식, 비싼 거야, 싼 거야?

11) 선물거래가 아리송

12) 옵션거래가 부들부들

13) 프로그램 매매가 후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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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경제공부, 하루라도 일찍 시작하세요

 한국인은 어릴 때부터 '공부' 라는 말은 귀에 딱지가 듣는데 경제공부 하라는 소리는 어릴 때부터 하라는 사람은 왜 없을까? "경제공부, 절대로 하지마라!" 는 소리를 노골적으로 들어본 적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경제공부를 하지 않기를 바라는 측은 주위에 널려 있다. 또한 우리가 경제에 무관심해지기를 바라는 측도 주위에 널려있다. 우리가 경제에 무관심해지기를 바라며 조용히 진입장벽을 높히고 경제에 무관심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는 경제의 특수성, 경제공부의 특수성, 그리고 투자의 특수성 때문이다.

 

1. 비민주적 정부일수록 "시끄러워! 하지마!"

 '경제고통지수' 라는 것이 있다.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물가상승률 + 실업률' 로 나타낸다. 예로 물가상승률이 3.5%, 실업률이 3.5%면 경제고통지수는 7이다.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이 높을수록 국민들의 경제적 고통이 커지고 삶이 팍팍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제고통지수라고 말한다.

 그런데 경제고통지수가 정말 국민들의 고통을 잘 보여줄까? 거기에 활용되는 물가상승률과 실업률 수치가 정말 현실을 잘 반영할까? 잠깐 경제지표의 속살을 들여다보자.

 

경제고통지수 1. 물가상승률이 눈 가리고 아웅

 MB 정부 4년째이던 2011년, 연초부터 매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훌쩍 넘어 곳곳에서 고물가 때문에 못 살겠다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런데 그해 11월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오히려 전달에 비해 0.4%포인트 떨어졌다고 한다. 물가상승률이 한 달 만에 이만큼 떨어진 것은 꽤 큰 낙폭이다. 그런데 이는 그해 11월부터 물가산정 방식을 바꾼 영향이 컸다. 물가를 산정할 때 여러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을 조사하는데, 그중에서 몇 품목을 빼고 비중을 조절했더니 소비자물가 상승률 수치가 크게 하락한 것이었다. 그런데 정부가 물가상승률이 꽤 떨어졌다고 발표하면 그냥 그런 줄 알면 좋겠지만 물가 산정품목에서 금반지는 왜 빼고 주택임대료 비중이 왜 이것밖에 안 되는지 눈 가리고 아웅하지 말고 근본적인 물가대책을 세우라고 한다

 

경제고통지수 2. 실업률이 눈 가리고 아웅

 

한편 그해 실업률이 2.9%로 떨어졌다. 정부 고위관리는 고용대박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힘주어 말하면 그런 줄로 알면 좋겠지만 어떤 사람들이 말하길 경제학에서 실업률이 3%면 거의 완전고용 상태로 보는데 한국이 지금 완전고용상태인가? 일주일에 1시간만 일해도 취업자로 본다며 말이 많다. 정부는 경제는 우리에게 맡기고 국민 너희들은 3S에 열중하면 좋겠어. 스포츠 이야기로 침 튀기고 야동이나 보고 의붓아들의 연인이 내가 버린 딸이었다는 드라마나 봤으면 좋겠어 라고 말한다.

 비민주적인 정부일수록 국민이 경제공부를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앞으로 차차 이야기하겠지만, 경제공부는 파고들다보면 결국 경제 시스템과 정치 문제에 닿게 되어 있다.

 내 돈을 지키기 위해 경제공부를 시작했더라도 꾸준히 하다보면 모순투성이 경제 시스템이 눈에 들어오게 되어 있다. 그리고 그들은 국민이 경제 시스템에 관심을 갖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영어공부는 열심히 하기를 바라지만 진짜 경제가 돌아가는 것을 몰랐으면 한다. 이것이 비민주적인 정부의 속마음이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10년간 고등학교 교과서도 그들의 마음에 맞게 이상하게 바뀐 부분이 있다.

 

2. 대기업 "지금 이대로 죽~, 경제공부 하지 마"

지난 10년 동안 대기업들은 행복지수가 높았을 것이다. 재벌이 말하길 고환율 정책의 덕을 꽤 봤다고 한다. 환율이 950원일 때는 2만 달러짜리 차를 팔아 원화로 바꾸면 1,900만원을 손에 쥘 수 있다. 그런데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환율이 1400원 선으로 치솟자 수출 차 한대로 2,800만원을 쥐게 되었다. 가만히 앉아서 한 대 당 900만원을 버는 셈이다. 현재는 환율도 1100원대 중반으로, 10여 년전인 2007년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편이다. 그리고 법인세 감세정책이 발표되었을 때는 더 좋았다. 대기업의 법인세 감세가 중소기업의 감세폭보다 컸다, 그래서 회사는 1년 동안 1조원이 넘는 세금을 아낄 수 있었다. 그만큼 주주들의 주머니는 더욱 두둑해졌다. 대기업과 기업이 좋아하는 정책은 근로자 파견이다. 근로자파견을 하면 월급은 정규직의 절반만 줘도 되고 인사관리도 쉽고 해고 부담도 적어서 MB정부 5년간 이익은 30% 증가했지만 고용은 2%밖에 안 늘린 곳이 있다.

 

3. 금융회사, "경제공부도 저희에게 맡기세요"

 2008년 10월 금융위기 당시 은행에 갔다가 외환창구 직원이 고객에게 월 500달러 (당시 환율로 약 70만원) 씩 외화적금을 들라고 권하는 것을 봤다. 지금 외화 적금에 가입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열변을 토했다. 그런데 당시 환율이 1400원대로 매우 높았다. 환율이 이렇게 높은 시기에는 외화적금을 들면 안 된다. 앞으로 환율이 내리면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화적금을 들려면 환율이 낮을 때 시작해야 한다.

 그 직원이 한국의 환율 변동에 대해 조금이라도 공부한 적이 있는지 이 책을 쓴 필자는 의심스러웠다. 알지도 못하고 떠든다면 그것대로 문제이고, 한국 환율의 특성에 대해서 알면서 얘기한다면 일종의 속임수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쓴 필작라 직접 겪은 일이지만 이 정도로 경제 문외한인 금융권 종사자는 극히 일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경제공부를 하여 준비된 고객이 되자고 한다. 그러면 좋은 금융회사 직원을 알아보는 눈도 밝아진다고 한다.

 지인에게 VIP센터 첫 방문경험을 들은 적이 있다고 한다. 은행의 PB에게 자산, 월수입, 직업, 가족구성, 생활비 등을 꼼꼼히 정리한 엑셀 표를 내밀며 저금리 시대에 맞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의논하고 싶다고 했다.

 다음날 VIP센터의 PB 직원에게 전화가 왔다. "고객님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시간 날 때 들러 주세요." 그런데 직원이 제시한 포트폴리오는 지인의 여윳돈 7억원 중 3억원을 변댁연금에 넣게 설계되어 있었다. 그것도 일시불로 말이다. 

 

"어, 경제에 대해 잘 아시네요. 이렇게 많이 아는 일반인은 드문데."

 

처음 만난 금융회사 직원에게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런 말을 들으면 우리도 모르게 어깨가 으쓱해진다. 하지만 너무 으쓱하지는 말라. 이것이 일종의 추임새인 경우도 간혹 있고 어깨를 툭툭 쳐주며 대화의 수준을 약간 올려주는 것일 뿐이다.

 여러분이 진정으로 경제에 대해 꽤 많이 안다면 굳이 초면에 그런 말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문의한 상품이나 내용에 대해 깔끔하게 설명해줄 뿐 대화시간이 길지 않고 짧다. 칭찬에 기분이 좋았던 지인은 덜컥 ABCP(자산담보부 기업어음) 이라는 어려운 이름의 상품에 2억원을 넣었다. 그리고는 뒤늦게 필자에게 이게 어떤 금융상품인지 물었다. 살펴보니 1년 동안 해지못하게 옵션이 걸려있는 상품이었다. 그런데 알아보지 않고 앉은자리에서 덜컥 가입해 놓고 뒤늦게 물어보면 무슨 소용일까?

 

운전경력 1년차가 가장 위험하다.

잊지말자. 경제공부 1~3년차가 경제용어가 입에서 착착 나오고 경제기사의 이면까지 차차보이기 시작할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4. 투자자,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을 저들이 모르게 하소서"

 

모든 투자상품이 그렇지는 않지만, 거의 대부분의 투자상품은 한쪽이 돈을 따면 누군가는 돈을 잃게 되어 있다.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면 누군가는 아파트를 사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며, 더 오래 일해야 한다.

 돈을 잃는 사람이 있어야 내가 돈을 더 벌지 않겠는가? 그러니 다른 사람이 경제공부를 하는 것이 반갑지 않다. 오를 만한 시장에 남보다 먼저 들어가서 수익을 더 먹고 싶고, 가격이 떨어지기 전에 얼른 먹고 튀고 싶다.

 

당근과 채찍 - 탐욕과 장벽

 

경제공부를 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별로 없어도, 투자공부를 하라고 부추기는 사람은 너무나 많다. 주식투자로 100억, 땅투자로 200억 번 이야기 텔레비전에서 신문에서 책에서 우리는 투자공부가 절박하다고 말하는 이들을 너무나 자주 만난다.

 탐욕은 우리를 달뜨게 만든다.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것은 우리가 '탐욕' 하는 것이다. 펀트로 연 20% 수익을 올리고, 주식으로 50% 이상의 수익을 내고 그런 꿈을 꾸기를 바란다. 우리가 탐욕에 눈이 멀고 들뜰수록 그들은 좋아한다.

 

그들이 정말 겁내는 것은?

 

그들이 정말 겁내는 것은 주식시장의 하락기가 아니다. 부동산시장의 하락기가 아니다. 그들은 엄청난 자금력과 정보력으로, 그리고 각종 요상한 금융상품으로 시장이 하락할 때도 돈을 벌 수 있다. 사실 폭락기에 정말 큰돈을 버는 경우도 많지만 일반인이 탐욕하지 않는 세상은 끔찍할 것이다. 경제흐름을 알고, 돈을 적절하게 관리하며, 투자의 정석을 지켜가는 세상은 그들에게 성이 차지 않을 것이다. 먹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경제는 반드시 상승기와 하락기가 있으며 거품이 너무 커지면 꺼지게 마련이다. 거품이 거대하게 부풀게 오를수록 그들이 돈을 벌 기회는 많아진다. 비민주적인 정부는 이 분위기를 은근히 즐기긷오 한다.

 

진입장벽을 높여라

 

좁은문/ 넓은 문

 

방송이나 신문에서 경제 섹션이 늘어난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 안에 들여다보면 경제기사 안에 경제지표 기사, 해설기사, 산업기사, 재테크 기사, 제품기사 등 다양하다. 그런데 경제의 큰 흐름, 한국 경제 시스템에 대한 기사보다 재테크 기사, 주식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증권시황, 제품기사의 비중이 더 늘고 있다. 투자의 세계에는 문을 활짝 열어놓되, 경제 시스템 문제에 대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을 쌓는다. 때로는 신문이 "무엇을 다루는가?" 보다 '무엇을 다루지 않는가?' 가 더 중요한 법이다.

 

 요즘 일반인을 위한 경제 시험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인이 재미로 그 시험 중 하나에 응시를 했는데 100점 만점에 75점 쯤 나왔다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런데 일반인을 위한 경제시험이라면 경제시가를 막힘없이 읽고 그 행간을 볼 줄 아는 정도면 되지 않을까 경제학 전공자를 뽑는 시험도 아닌데 문제를 풀다보니 경제는 역시 복잡하고 어렵구나. 경제는 우리 생활과 동떨어져 있는 학문이라고 은연중에 경제에 대한 장벽이 쳐진다. 의도한 것이든 의도하지 않은 것이든 말이다.

 

경제는 매트릭스다.

 

주식이나 아파트니 빌딩이니 열풍이 불지만, 투자로 돈을 버는 개인은 그렇게 많지 않다. 어느 해에 30%의 수익을 얻었다한들 다음해에 실력을 과신하고 투자액을 늘리다가 한방에 훅 가는 경우도 있다. 주식투자로 큰돈을 번 사람들의 이야기는 횡행하지만, 실제로 돈을 번 사람들보다 잃은 사람들이 많은 것 아닐까?

 

 이 책을 쓴 필자는 이것을 말하고 싶다. 투자공부에 휩쓸리지 말고 전반적인 경제공부를 하자. 그것이 우리가 열심히 일해 번돈을 지키는 길이다. 돈을 많이 모으고 관리해본 사람들은 자기가 번 돈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땀흘려 번 돈을 조금이라도 불리기 위해 투자공부를 하는 것은 좋지만 탐욕을 갖는순간 먹이가 될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음을 기억하자.

 원래 돈을 투자가 아니라 '일' 로 버는 것이다. 그런데 나 하나쯤 노력이나 운을 탓할 수도 있지만 나 하나쯤이 아닌 나와 내 친구 그 외에 옆집 아저씨도 다들 힘들어한다면 그것은 이미 우리 탓이 아니다. 우리의 운 탓도 아니다. 그것은 개인이 아니라 경제 매트릭스의 문제다. 경제 매트릭스를 바꿔야만 우리의 미래가 있다. 그리고 경제의 매트릭스는 우리들의 주장과 참여를 통해서만이 바꿀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 각자의 경제공부는 한국 경제의 매트릭스를 올바르게 가꾸어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경제공부 6개월 익혀 60년 써 먹는 것

 

재태크에 관심이 많은 후배를 만날 때마다 필자는 경제공부를 일단 하라고 조언을 해주는데 그 후배는 그 조언을 무시했다. 그래서 필자는 왜 경제공부에는 공부하지 않고 재테크 책만 보냐고 물었는데 그냥 관심이 없다고 했다. 경제공부의 토대가 없이 투자상품에만 기웃대다가는 크게 당하고 나이가 들고 통장에 돈이 쌓일수록 더 크게 당한다고 결국 경제공부는 무조건 해라는 말까지 했다.

 경제공부는 20, 30대 젊은 나이에 시작할 수록 좋다. 미리 경제공부를 안해놓으면 모은 돈이 늘어날수록 더 큰 손실위험에 노출된다. 한국인이 성인이 된 후 일생에서 맞닥뜨리는 경제주기의 횟수를 따져보면 성인이 된 후 경기 상승/ 하락의 사이클을 10번 ㅇ;싱 겪게 되고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가와 같은 대폭락도 3~5번은 겪게 된다고 한다. 

 20, 30대 젊은 나이에 경제공부를 시작했다면 경기 상승/하락의 경제주기를 주의깊게 체험하게 된다. 이후 나이 들어 목돈을 들고 있을 때 더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다.

 경제흐름은 단순히 경제개념, 그래프, 두꺼운 경제학 원론, 꽉 짜여진 원서로만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경제공부와 함께 몸으로 직접 경제주기를 겪어내야만 진짜 내 삶에 필요한 지식이 된다. 경제공부를 하면서 경기 상승/하락기를 겪어왔던 40, 50대들이 그렇지 않은 40, 50대들보다 자산을 더 현명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이 그런 이유 때문이다.

 

우리 생애에 필요한 경제공부의 양

 

그런데 경제공부를 하려면 생소한 경제용어들을 보면 골치가 아프고 잘 외워지지도 않는다. 경제신문을 보다보면 모르는 것 투성이니 한두 번 보다가 포기하게 된다. 경제공부가 어렵고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고 한다. 

 일반인에게 필요한 경제공부의 양은 크게 단계를 나누면 2가지다.

1단계 : 경제용어나 경제의 기본 분야에 입문하는 단계다. 경제공부를 시작하면 처음에 낯선 경제용어를 맞딱뜨리게 된다. 경제든 컴퓨터든 낯선 분야에 입문하려면 그 분야만의 기본용어와 개념을 익히는 문을 지나가야 한다. 컴퓨터를 처음 배울 때 폴더, 메뉴, 아이콘 등 기초용어를 익혀야 하는 것처럼, 경제도 생소한 용어도 매우 많고 나름의 논리 흐름이 있다. 여기서 보통 많은 사람이 낯선 경제용어와 개념에 질려 좌절하고 그만두는데 경제공부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경제용어의 기본 벽을 넘고 나면,. 1단계에서 꼭 읽어야 할 분야는 몇 가지로 한정되어 있고 책으로 치면 10권 정도 된다 (물론 아무 분야나 읽으면 안 된다. ) 한 달에 1,2권 만 읽어도 6개월이면 대략 상은 잡힌다.

 물론 경제의 큰 흐름을 읽으려면 훨씬 더 오랜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다. 하지만 경제신문을 술술 읽을 정도의 수준이 목료인 1단계를 통과하는데 6개월이면 충분하다. 돈으로 치면 책 10권이라서 20만원 남짓이다. 평생 가지고 갈 경제지식의 기초를 쌓는데 말이다. 6개월 투자해서 60년 써 먹는 것이다.

2단계 : 공부시간도 줄어들고 수월해진다. 처음 경제에 입문할 때는 힘이 들지만 그렇게 해서 경제기사를 술술 읽을 수 있게 되면, 그다음에는 관심 있는 주재의 경제책들을 사보며 이슈가 중심인 신문이나 인터넷 글 등을 병행해서 보면 된다 ( 이 책의 곳곳에서 경제공부를 좀더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을 이야기할 것이다.)

 경제흐름을 읽는 수준까지 오르려면 몇 번읭 경제주기와 삶의 경험이 필요하다. 이것이 경제공부의 특성 중 하나다. 글과 책으로 공부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삶 속에서 경제주기의 흐름을 타보아야 진짜 경제공부이며 경제의 흐름을 보는 시각도 살아난다.

 경제공부는 재테크 공부가 아닌 조금 더 포괄적인 의미다. 경제에 대한 튼튼한 기초지식, 여기서 각 시기에 등장하는 경제 이슈, 경제 상황, 그리고 각자가 인생을 살면서 보고들은 삶의 체험이 융합되어야 비로소 경제를 보는 눈이 갖추어지는 것이다.

 

열려라, 경제공부의 지도

 

우리는 학교에서 경제를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사회에 던져진다. 경제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정치인의 청사진을 믿고 투표를 한다. 대선후보의 경제 공약, 집권 초 새정부가 발표하는 주요 경제정책의 기조는 내 삶과 통장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매우 주의깊에 살펴봐야 한다. 

 

경제공부는 마치 줄넘기와 같다.

 

처음에 줄넘기를 익히는 것은 힘이 든다. 하지만 줄넘기를 한번 몸에 익히면 평생 언제든 어느 곳에서든 할 수 있다. 몸이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지식도 이와 마찬가지다. 줄넘기를 하루 10~20분, 200개 정도 매일 하면 평생 체력의 기초를 닦을 수 있듯이, 경제공부 또한 6개월 기초를 닦은 다음 버려두지 말고, 하루10~20분 경제기사를 보고 글을 읽으면서 조금씩 공부하면 평생 내 삶을 지키는 지식과 경제를 읽는 혜안을 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