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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단어 1분으로 끝내는 경제공부』 6장

목차

6장 경제지표

70 국내총생산 : 국가경제의 키와 몸무게도 잴 수 있을까?

71 국민총생산 : 한국 가수가 벌어들이는 외화는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 통계에 포함될까?

72 경제성장률 : 경제가 성장 중인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73 물가지수 : 마트의 물건이 비싸지면 물가가 오른 걸까?

74 빅맥지수 : 햄버거는 어떻게 물가를 재는 기준이 되었을까?

75 기준금리 : 이자율에도 '기준'이 있을까?

76 코스피지수 : 추자자를 웃고 울게 만드는 주식 가격 변화를 알아보는 방법은?

77 비트코인 : 투기의 수단일까?, 미래의 새로운 화폐일까?

78 로렌츠 곡선과 지니계수 : 빈부격차를 숫자로 나타낼 수 있을까?

79 십분위분배율 : 불평등을 측정할 수 있을까?

80 상대적 빈곤율 : 우리나라의 빈곤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일까?

81 실업률 : 백수처럼 보이지만 실업자가 아닌 이유는?

82 환율 : 외국 돈과 우리나라 돈, 어떤 비율로 교환될까?

83 외환보유고 : 정부가 외화 비상금을 마련해 두는 까닭은?

84 국제수지 : 정부가 다른 나라와의 거래를 장부에 적어 둘까?

경제로 세상 읽기 I :  "잘 살아보세" 라는 말대로 우리는 행복해졌을까? - GDP와 행복지수

경제로 세상 읽기 II : 야구선수 류현진은 환율이 오르면 좋아할까? - 환율변동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

 

70 국내총생산 : 국가경제의 키와 몸무게도 잴 수 있을까?

 우리는 매년 신체검사를 하여 작년에 비해 키와 몸무게가 얼마나 늘었는지 확인한다. 이를 통해 신체 발달 사항을 확인하고 다른 친구들과 나의 신체 치수를 비교해 보기도 한다. 한 국가의 경제상황도 마찬가지다. 그 국가의 경제 규모가 얼마인지 수치로 확인해야, 경제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다른 나라에 비해 상황이 어떤지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한 나라의 경제 규모를 알아내는 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표가 국내총생산 Gross Domestic Product 이다.

 '국내총생산' 의 정의를 뜯어 보면, 일정 기간 동안 한 나라 안에서 생산된 모든 최종생산물의 시장가치의 합을 말한다. 정의가 길고 복잡하니, 한 항목씩 나누어 의미를 살펴보자. 만자 '일정 기간 동안' 에 생산되었다는 것은 과거에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를 포함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작년에 생산되었으나 재고로 남아 있다가 올해 팔린 자동차의 가치는 올해의 국내총생산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한 나라 안' 에서 일어나는 생산활동을 측정한다는 것은 그 나라 안에서 생산된 재화나 서비스를 모두 포함한다는 의미다. 이 때 생산자가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그 국적은 크게 상관없다. 즉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와서 생산활동을 한다면 이는 국내총생산에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최종생산물의 시장가치' 란 말은, 생산 중간 과정에 필요한 원재료나 중간재의 시장가치 등은 GDP를 계산할 때 뺀다는 이야기다. 가령 밀과 버터를 사용해 빵을 만들어 제과점에서 판매한다면, 이 경우 소비자에게 직접 팔리는 빵의 가치만 더한다. 밀과 버터의 가치는 GDP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2019년 국가별 GDP 순위를 비교해 보면 생산 규모가 가장 큰 나라는 미국, 그다음이 중국이다. 2020년 GDP 기준으로 한국의 경제규모는 세계에서 열 번째에 해당한다. 이처럼 국내총생산을 통해 여러 나라의 경제 규모를 비교할 수 있다.

 

71 국민총생산 : 한국 가수가 벌어들이는 외화는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 통계에 포함될까?

 K-POP은 이제 해외에서 어마어마한 외화를 벌어들이는 효자 상품 중 하나다. 미국의 포보스 Forbes》는 세계적인 보이 그룹으로 성장한 BTS가 2020년 기준으로 약 5,000만 달러 (약 60억 원)을 벌어들였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BTS같은 한국 국적의 가수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외화는 국내의 경제 규모를 계산하는 GDP에 포함이 될까? 그렇지 않다. GDP는 영토 기준의 개념이라 국내에서 생산된 것의 가치만 포함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국민이 다른 나라에서 벌어들인 수입까지 포함해서 경제 규모를 계산하는 통계는 없을까요? 있다. 국민총생산 Gross Domestic Product 이라는 개념이다. GDP가 영토를 기준으로 한다면 GNP는 국적을 기준으로 하는 지표다.

 다음 경우를 비교해 보면 GDP와 GNP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가) 한국 국적의 아이돌 멤버가 국내 활동으로 벌어들이는 수입
(나) 한국에서 활동 중인 외국 국적의 아이돌 멤버가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수입
(다) 한국 국적의 아이돌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입

 

(가) 의 경우 한국 국적의 아이돌 멤버가 국내 활동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기 때문에 국내총생산에도, 국민총생산에도 포함이 된다. (나) 의 경우 외국인 아이돌 멤버가 국내에서 버는 수입은 우리나라 안의 수입이니 국내총생산에는 포함되지만, 국적이 외국인이므로 국민총생산에는 포함이 안 된다. 반면 (다) 처럼 한국 국적의 가수가 미국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은 우리나라 국민의 수입이니 국내총생산에는 해당되지만, 국내에서 벌어들인 것이 아니니 국내총생산에는 포함이 안된다.

 예전에는 GDP보다는 GNP가 한 나라의 경제 규모를 측정하는 데 중요한 지표로 쓰였다. 그렇지만 세계화로 나라 간 인구 이동이 활발해지고, 다국적 기업이 해외에 공장을 세우는 일이 늘어나면서 GNP보다는 영토를 기준으로 한 GDP를 더 중요한 통계로 여겨지고 있다.

 

72 경제성장률 : 경제가 성장 중인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국가 전체의 생산 능력은 커질 수도 있고, 반대로 줄어들 수도 있다. 규모가 커진다 해도 예정보다 성장의 비율이 줄어들 수도 있다. 국가경제 규모가 전년도에 비해 성장했는지, 성장했다면 얼마나 커졌는지 알아보기 위해 구하는 통계가 '경제성장률' 이다.

 성적의 변화 정도를 알기 위해서는 평균 점수나 등급 등의 수치가 필요하다. 그 기준이 되는 것은 국내총생산이다. 국내총생산은 한 나라의 경제 규모를 측정할 때 많이 쓰이는 통계로, 경제 규모가 작년에 비해 얼마나 커졌는지 확인하며 해당 국가의 경제성장 정도를 알 수 있다. 그런데 단순히 국가에서 생산하는 상품의 가치가 얼마나 커졌는지로 경제성장률을 계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상품을 작년보다 더 많이 생산해서 경제 규모가 커졌을 수도 있지만, 상품 생산량은 똑같은데 그 값만 비싸져서 마치 경제가 성장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콜라를 컵에 따랐을 때 액체의 양은 똑같은데 거품 때문에 많아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국내총생산을 구할 때도 거품 (가격의 상승) 을 거두어 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처럼 가격 상승의 거품을 거두어 낸 국내총생산을 '실질 국내총생산' 이라고 한다. 실질 국내총생산을 구할 때에는 기준이 되는 연도의 가격은 고정시켜 놓고 해마다 변하는 생산량만 반영해 계산한다. 가령 2021년의 실질 국내총생산을 구한다면 '기준 연도의 가격 X 그 해의 생산량' 으로 계산한다. 만약 기준 연도가 2020년이라면, 2021년의 실질 국내총생산은 '2019년 가격 x 2020년의 생산량' 으로 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실질 국내총생산이라는 것을 구한 다음 경제성장률을 구하면 된다. 공식은 다음과 같다.

 

경제성장률이 플러스 (+) 라면 그 나라의 경제 규모가 전년에 비해 커진 것이고, 반대로 마이너스 (-) 라면 그 나라의 경제 규모가 전년에 비해 작아진 것이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있다. 경제성장률이 아무리 높아져도 이는 '양적 크기' 의 증가라는 사실이다. 경제가 성장하면 국민의 삶이 전반적으로 예전보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삶의 질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높아졌으며 소득 불평등이 개선되었는지 등 경제발전 여부는 단순히 경제성장률로만 판단하기 어렵다.

 

73 물가지수 : 마트의 물건이 비싸지면 물가가 오른 걸까?

물가 物價 라는 한자어를 풀어 살펴보면 단순히 물건의 값이라는 뜻이지만 경제학에서의 물가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여러 가지 상품의 가격을 평균하여 종합한 것을 말한다. 한두 개가 아니라, 여러 상품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함께 올라야 물가가 상승했다고 말할 수 있다. 

물가가 기준이 되는 시점에 비해 정확히 얼마나 변했는지 알아보기 위한 통계지표가 '물가지수' 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팔리는 모든 상품은 무궁무진하게 많다. 측정 대상이 되는 상품을 정한 뒤, 몇 가지 특성에 따라 나누어 소비자물가지수 Consumer Price Index , 생산자물가지수 Producer Price Index 등을 구한다.

 소비자물가지수는 가정에서 직접 소비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대상으로 측정하는 물가지수이다. 전국에서 소비자가 사는 상품 중 460개 품목을 추려 그 가격을 바탕으로 계산한다. 이때에도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품목에 가중치를 두어 계산을 하는데, 예를 들어 '계란' 과 '전복' 이 있다면, 소비자들이 더 자주 사 먹는 계란에 더 큰 비중을 두어 물가지수를 구하는 식이다.

 소비자 물가지수를 구하고 나면 작년에 비해 얼마나 물가가 올랐는지 알려 주는 수치인 물가상승률을 구한다. 물가상승률을 구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다.

 

 

 작년의 소비자물가지수가 기준에 해당하니 무조건 100으로 잡는다. 그와 비교해서 다음 해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또는 내렸는지 파악하는 것이 물가지수이다. 만일 2021년의 물가지수가 110이라면 전년도인 2020년 물가지수는 100으로 잡기에, 작년에 비해 물가가 10% 상승했다는 의미다. 생산자물가지수도 마찬가지로 생산자가 생산을 위해 거래하는 원료나 기계 등 900여 개의 품목을 선정해 계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물가상승률을 구한다.

 물가지수의 흐름에 따라 물가가 과도하게 올랐는지, 혹은 경기가 침체되었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 경제 상황을 판단하는데 꼭 필요한 경제지표다.

 

 

74 빅맥지수 : 햄버거는 어떻게 물가를 재는 기준이 되었을까?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프렌차이즈인 맥도널드의 대표 메뉴 중 '빅맥' 이라는 햄버거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이 팔리는 맥도날드의 효자 상품이다. 이 빅맥 햄버거의 이름을 딴 경제 용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영국의 경제 전문 잡지인 이코노미스트 The Economist》에서 1986년부터 분기마다 빅맥지수 Bic mac index 라는 것을 발표한다. 빅맥지수란 세계 120여 개국에 존재하는 빅맥 햄버거의 가격을 달러로 바꾸어 계산한 다음, 미국의 빅맥 가격과 비교하는 지수다. 각 나라의 물가 수준을 평가하기 위한 통계지표다.

 어째서 각 나라의 물가 수준을 평가하는 데 햄버거 가격이 쓰이는 걸까? 빅맥은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판매하는 맥도날드의 대표 상품이다. 더구나 크기나 재료, 품질이 일정하다. 그래서 동일한 품질의 빅맥 가격을 세계 각국의 가격과 비교해 보면, 그 나라의 물가 수준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2020년 7월 기준 가장 높은 빅맥지수를 기록한 나라는 스위스로, 그 숫자는 6.91이었다. 미국은 5.71, 영국은 4.28, 태국은 4.08, 한국은 3.75였다. 이처럼 빅맥지수를 비교적 간단하게 각 국가의 물가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슷한 의미에서 개발된 물가지수로 스타벅스에서 파는 카페라떼 가격을 기준으로 한 라떼지수 등이 있다.

 물론 빅맥지수의 한계점도 있다. 빅맥이 전 세계에서 비슷한 과정으로 만들어지고 크기도 규격화되어 있지만, 물가 외 다른 원인 때문에 빅맥 가격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가령 맥도널드 매장 임대료 등이 유독 비싼 나라에서는 빅맥의 가격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빅맥지수로 물가를 정확히 비교할 수 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75 기준금리 : 이자율에도 '기준'이 있을까?

 뉴스나 신문의 경제면을 보면 가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렸습니다 (내렸습니다)' 라는 소식이 들린다. 금리 金利 란 은행에 예적금을 하거나 대출을 할 때 적용되는 이자율을 말한다. 어째서 이자율의 변화가 뉴스거리가 될 만큼 중요한 일일까? 기준금리라는 말에서 '기준' 이라는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준금리는 단순한 이자율이 아니라 한 나라에 존재하는 모든 금리의 기준점이 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똑같은 금액을 예금에 넣어도 어떤 은행에서는 2%의 이자율을 적용하고, 어떤 은행의 상품은 1.5%의 이자를 준다. 그러나 한 나라 안 은행에서 적용하는 이자율의 전반적인 움직임은 비슷하다. 대부분 우리나라 은행의 이자율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를 따르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는 한국은행이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 즉 통화량을 조절하기 위해 결정하는 이자율이다. 한국은행은 1년에 여덟 번 (1, 2, 4, 5, 7, 8, 10, 11월) 둘째 주 목요일에 기준금리를 얼마로 할지 정해 발표한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통해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을 조절하고, 이를 통해 국가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을 꾀한다. 가령 기준금리를 올리면, 한 나라의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가 따라서 오른다. 예금 금리가 3%일 때보다 4%일 때 사람들은 더 많은 이자를 얻을 수 있읜 돈을 예금에 묶어 두는 것이다. 반면 대출 금리가 오르면 대출을 그만큼 꺼리게 되어 대출 금액이 줄어든다. 돈이 예금이 묶이고 대출로 풀리는 돈의 양은 줄어드니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양, 즉 통화량도 적어진다. 보통 기준금리는 경기가 과열되어 물가가 올라가거나 부동산이나 주식 가격에 거품이 꺼질 때 올린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높여 경기를 진정시키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기준금리를 내리면 반대의 상황이 일어난다. 기준금리의 변화에 따라 예금 금리가 내리니 사람들은 예금에 돈을 묶어 두기보다는 소비하는데 쓰거나 다른 재테크 수단에 투자한다. 또한 예전보다 돈을 빌려도 부담이 줄어들어서 대출을 늘리게 된다. 이처럼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시중에 돈이 풀려 활발하게 유통된다. 기준금리는 대체로 경기가 침체되고 일자리가 부족할 때 내린다. 시중에 돈이 풀리면 사람들은 소비를 늘리고, 기업 역시 투자를 늘린다. 덕분에 상품 생산이 활발해지고 경기가 살아나는 효과가 나타난다.

 

 

76 코스피지수 : 추자자를 웃고 울게 만드는 주식 가격 변화를 알아보는 방법은?

 2020년 '동학 개미 운동' 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주식을 팔아 주가가 크게 떨어지자 다수의 한국인이 주식을 사서 주가 폭락을 막았다. 이를 동학농민운동에 빗대어 풍자한 말이었다. 특히 2020년 이후 주식이 사람들의 대표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매일같이 주가 변화를 살펴보는 사람이 늘어났다.

 우리가 성적표의 평균 점수를 통해 전체 성적을 파악할 수 있듯, 주식의 전반적인 가격 움직임을 알려 주는 지표가 나라마다 존재한다. 우리나라에는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 등이 있다. '코스피지수KOSPI' 는 한국의 주식 가격 변화를 알려 주는 종합주가지수를 말한다. 한국의 증권거래소에 올라와 있는 한국 기업들의 주식 가격이 기준 시점에 비해 얼마나 변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여기에서 기준 시점이란 코스피 사장이 처음 시작된 1980년 1월 4일을 말한다. 기준 시점이된 1980년의 지수를 100으로 본 다음, 그때에 비해 현재 상장되어 (어떤 기업의 주식을 증권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는 종목으로 지정하는 것을 말한다. ) 있는 주식의 총가치 (시가총액) 가 얼마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20년 11월 25일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초로 3,000을 넘었다. 이는 1980년 1월 4일에 비해 전체 주식의 총 가지가 30배로 올랐다는 뜻이다.

 코스피 시장에 어떤 기업이 상장되려면 자본이 300억 이상, 최근 매출액이 1,000억 이상이 되어야 가능하기에 그 조건을 채우기가 어렵다. 그만큼 해당 기업의 규모와 가치가 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0년 10월에는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의 주식이 상장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코스피지수는 거래량이 적은 종목까지 모두 포함시키는 편이라 주식시장 전체의 변화를 대표하기에는 무리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마련된 것이 '코스피200' 이라는 지표다. 코스피200은 시가총액이 비교적 큰 대형 기업 200개만 뽑아 이 회사의 주식 가격 변화를 반영한다.

 

77 비트코인 : 투기의 수단일까?, 미래의 새로운 화폐일까?

 2010년 5월, 미국의 라스즐로 핸예츠 Laszlo Hanyecz 라는 사람이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그는 1만 비트코인을 지불할테니 라지 사이즈 피자 2판을 시켜 줄 사람을 구한다는 글을 올린다. 4일 후 한 네티즌이 미국달러를 이용해 피자를 주문한 뒤 핸예츠에게 전달해 주고 1만 비트코인을 받았다. 탄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비트코인의 첫 실물 거래가 이루어진 날이었다. 당시의 거래 조건을 기준으로 비트 코인의 가격을 계산해 보면 1코인은 한국 돈으로 약 2.7원에 불과했다. 2021년 10월 기준으로 1비트코인은 그 갸격이 7,000만 원을 넘어간다. 불과 10여 년 만에 그 가치가 어마어마하게 오른 셈이다.

 비트코인은 암호 화폐의 한 종류다.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 中本哲史 라는 미지의 인물이 그 작동원리를 만들어 냈다. 현실에서 우리가 쓰는 화폐는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다. 또한 국가의 중앙은행이 발행하여 믿고 사용하지만, 암호 화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상 공간에 존재한다. 또한 중앙은행이나 특정한 기관이 아닌 개인이 전산 암호를 해독하는 과정인 '채굴' 을 통해 발행된다. 암호 화폐를 거래하면서 남은 기록도 은행 장부가 아닌, 각 개인의 컴퓨터상 거래 장부에 나뉘어서 저장된다. 이 기록들이 네트워크로 서로 연결고리처럼 얽히면서 그 누구도 바꾸거나 함부로 손댈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블록체인 기술이라고 한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대표적인 암호 화폐 중 하나로, 비트코인 이외에도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 다양한 암호화폐가 존재한다.

 비트코인은 10여 년간 가격이 빠르게 뛴 만큼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투자 상품이 되었다. 그러나 때때로 하루에 1천만 원 이상 가격이 떨어질 정도로 가격 변동성이 커서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기도 한다. 2021년만 해도 미국의 전기차 대표기업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 Elon Reeve Musk 가 비트코인을 전기차 거래에 사용하겠다고 하여 미국에서 비트코인은 15% 이상 올라 4만 4,100달러 (약 4,900만원) 에 거래됐다. 그러나 2달 뒤 머스크가 환경오염을 이유로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쓰지 않겠다고 이야기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7%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이처럼 비트코인의 가격은 외부 상황에 따라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편이다.

 이뿐만 아니라 비트코인이 현실에서 거래 수단이나 화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많다. 현금이나 신용카드에 비해 가치가 불안정하고 결제 처리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반면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면 미래에 화폐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 화폐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시점이다.

 

78 로렌츠 곡선과 지니계수 : 빈부격차를 숫자로 나타낼 수 있을까?

 한 사회의 빈부격차 정도를 숫자로 나타내는 몇 가지 통계지표가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지니계수 Gini coefficient 다. 지니계수를 알기 위해서는 직사각형 모양의 그래프를 그린다. 가로축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소득이 적은 사람부터 소득이 높은 사람 순서대로 줄을 세워 인구 비율을 오른쪽으로 가면서 점점 더한다. 세로축에는 이 사람들이 전체 소득 중에서 몇 % 정도를 차지하는지 표시한다. 모든 국민이 완벽히 평등한 국가라면 인구 중 5%의 사람은 사회 전체의 소득 중 공평하게 5%를, 10%의 사람은 10%만큼의 소득을 누려 기울기가 1인 대각선 (그림의 검은색 완전 평등선) 이 될 것이다. 완벽하게 불평등한 사회라면 인구의 대다수인 99,9%가 아무것도 갖지 못하고 극소수의 사람이 전체 소득 100%를 모두 가질 것이다. 이 경우 곡선은 직각의 형태 (그림의 보라색 완전 불평등선) 이 된다.

 이처럼 소득에 따른 인구누적과 그 소득 분포를 나타내는 점들을 연결한 선을 로렌츠 곡선 (Lorenz curve, 그림의 빨간색 선 ) 이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사회는 완전하게 평등하지도, 완전하게 불평등하지도 않아 현실의 로렌츠 곡선은 대부분 완전 평등선과 완전 불평등한선 사이의 빨간색 초승달 모양의 곡선이 된다. 가령 그림의 A점은 전체 인구의 40%가 사회 전체의 소득 중 20%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러나 로렌츠 곡선의 모양만으로는 여러 국가의 소득 분포를 정화한 수치로 비교하기 어렵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이탈리아의 통계학자 코라도 지니 Corrado Gini 는 지니계수라는 지표를 생각해 냈다. 지니계수는 로렌츠 곡선을 그렸을 때, 대각선 아래의 삼각형의 면적에 비해 초승달 모양의 면적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를 숫자로 나타내는 것이다.

 소득이 완변하게 고르게 분배된 사회에서 지니계수는 0이 되고, 소득 분포가 완전히 불평등한 사회라면 지니계수는 1이 된다. 즉 지니계수는 0 과 1 사이의 수치를 지니며 0 에 가까울 수록 소득이 고른 사회, 1 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한 소득 분포를 보이는 사회를 뜻한다.

 

79 십분위분배율 : 불평등을 측정할 수 있을까?

 학교에서 내신 성적표나 모의고사 성적표를 받으면 '등급' 이라는 것이 표시된다. 전체 학생 중 성적을 위에서부터 아래로 나열했을 때, 가장 성적이 높은 상위권 4%에 속하는 학생들은 1등급에 속하고, 상위 4% 미만 11% 이상인 경우는 2등급이 되는 식이다. 전체 학생을 성적 분포에 따라 몇 개의 집단으로 구분하여 표시하는 것이다. 성적 뿐 아니라 소득 역시 몇 개의 집단으로 나누어 파악해서 그 소득 분포를 확인해볼 수 있다. 대표적인 통계가 '십분위분배율' 이다.

 십분위 十分位 라는 말은 '위치 ( 位 )에 따라 열 개(十) 로 나눈다()' 는 뜻의 한자어다. 다시 말해 전체 가구를 경제적 위치에 따라 열 개의 묶음으로 나누어 한 사회의 분배 상태를 측정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지표를 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라 전체의 가구를 소득 수준에 따라 저소득에 고소득 순으로 열 개 묶음으로 나눈다. 가장 소득이 낮은 가구 10%를 제1분위로 정하고, 소득이 높은 상위 10%가구를 제10분위로 정한다. 이렇게 가구를 열 개의 묶음으로 나눈 다음, 소득이 낮은 40%의 가구가 차지하는 소득 비율을 구한다. 이를 상위 20%의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는 소득의 비율로 나누면 십분위분배율이 나온다.

 

 만약 어떤 나라의 소득 분배의 상황이 완전히 불공평하다면 가장 부자인 상위 20%가 전체 사회의 소득을 모두 가져가겠다. 저소득층 40%가 가진 소득은 아예 없어져 십분위분배율 숫자는 0 이 된다. 반대로 분배가 완전히 평등하다면 최상위 20%는 전체 사회의 소득 중 20%만큼만 가지고 최하위 40%는 40%만큼의 소득을 가져가 십분위분배율은 2가 되겠다. 다시말해 십분위분배율이 0 에 가까울수록 소득이 불평등하고 2에 가까울수록 소득이 평등하게 분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십분위분배율은 사회의 하위계층과 상위계층의 소득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중간계층인 5, 6, 7, 8분위의 소득을 고려하지 않기에 중간계층의 소득 분포를 알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십분위분배율 구하는 방법 : 1~4분위 : 10%~ 40% 소득하위계층 -> 5분위 :40%~ 50% -> 6분위 :50% ~60% -> 7분위 : 60%~70% -> 8분위 : 70~80% -> 9분위, 10분위 : 80%~90% 소득상위계층

 

80 상대적 빈곤율 : 우리나라의 빈곤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일까?

 빈곤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레미제라블 Les Miserables』에 나오는 장발장처럼 빵을 도둑질할 만큼 먹을 것이 부족한 상태를 빈곤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또 자가自家 가 꿈인 사람 입장에서는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비해 자신이 빈곤하다고 느낄 수 있다. 이처럼 빈곤의 의미를 단 한가지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

 '빈곤' 이란 의, 식, 주 등 인간의 기본 욕구를 채울 수 있는 물질이 오랫동안 부족한 상황을 말한다. 빈곤은 바라보는 기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절대적 빈곤' 과 '상대적 빈곤'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절대적 빈곤이란 다른 계층의 소득 분포와 상관없이 생계 유지를 위한 최저 수준을 정한 다음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우리나라는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저 수준의 생계비를 정한 다음, 그 이하면절대적 빈곤이라고 본다.

 상대적 빈곤은 사회 전체의 소득 분포를 고려해 기준 소득 (상대적 빈곤선)을 정하고, 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를 빈곤으로 본다. 상대적 빈곤선을 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준점을 잡아야 한다. 이 기준점을 중위소득의 50%에 해당하는 소득으로 정의한다. 그 말뜻을 풀이하면 '중간에 위치한 소득' 을 말한다. 다시 말해 대한민국의 모든 가구를 소득 순위에 따라 줄을 세운 뒤 정확한 전체의 가운데에 위치한 가구의 소득을 가리킨다. 만약 우리나라 4인 가구의 중위소득이 300만 원이라면 그 중위소득의 절반인 150만 원에 미치지 못하는 4인 가구는 상대적 빈곤 가구에 속하게 된다. 그런 다음 상대적 빈곤 상태에 해당하는 인구수를 우리나라 전체 인구수로 나누어 상대적 빈곤율을 구한다.

 한국의 경우 2016년 상대적 빈곤율이 15.9%로 OECD 평균 (12.3%) 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빈곤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노인 연령대의 상대적 빈곤율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2017년 44%로 다른 나라들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로 1위를 차지했다. 노년층의 빈곤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다.

 

단어 의미 : '상대적 빈곤' 진짜 부족해서가 아닌 부족하다고 느끼는 심리적 빈곤을 뜻한다.

 

81 실업률 : 백수처럼 보이지만 실업자가 아닌 이유는?

 2018년 개봉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 의 주인공 혜원은 교사가 되기 위한 시험에서 떨어지고 고향에 내려간다. 고향에서 가끔 고모의 농사일을 도우며 지낸다. 한 끼를 먹더라도 오랜 시간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위안을 받게 된다. 한편으로는 일을 하지 않기에 가능한 것이라는 질투 어린 마음도 생긴다. 상식적으로 보면 혜원은 실업자에 해당할 것 같지만, 실업률 통계를 구할 때 실업자에 들어가지 않는다. 왜 그럴까?

 '실업률' 이란 경제활동이 가능한 국민 중에서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실업률 통계를 구하려면 보통 15세 이상 인구 중에서 일할 능력과 의사를 가진 사람을 추려 내야 한다. 가령 학생이나 전업주부, 군인은 당장 일할 의사가 없으니 실업률을 구할 때 감안하지 않는다. 일을 구하다가 완전히 포기하고 집에서 노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일할 의사가 없거나 일할 능력이 없을 경우를 '비경제활동인구' 라고 부른다.

 반면 일할 능력과 의사를 모두 가진 이들을 '경제활동인구' 라고 한다. 실업률은 이 경제활동인구를 기준으로 구한다.

 

 

 이제 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구하면 실업률이 된다. 이렇게 구한 실업률 통계는 경제 상황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지만, 몇 가지 한계를 가지고 있다. 먼저 구직을 단념한 사람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 등도 평소에는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빠져 버리니, 우리가 몸으로 느끼는 실업률보다 통계 실업률이 낮을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한 <리틀 포레스트> 속 혜원도 구체적으로 일자리를 찾으러 다니지 않으니 비경제활동인구가 되어서 실업률 통계에서도 빠진다. 또한 일주일에 한 시간만 일해도 취업자가 되기 때문에, 단기 아르바이트나 시간제 근로자도 모두 취업자다. 이 경우에도 실제 상황에 비해 통계상 실업률이 매우 낮아질 수 있다는 문제가 생긴다.

 이러한 비판 때문에 통계청은 2015년부터 고용보조지표라는 것을 발표하고 있다. 이 고용보조지표는 구직 단념자나 단기 취업자이데 재취업을 원하는 사람 등을 포함하여 실업률을 구한다. 공식 실업률의 단점을 보완하고 제대로 된 실업률을 구하기 위해 사용하는 지표인 것이다.

 

82 환율 : 외국 돈과 우리나라 돈, 어떤 비율로 교환될까?

 여러분이 미국의 쇼핑몰 아마존에서 직구로 게임기를 산다고 생각해 봅시다. 게임기 가격이 40달러로 표시되어 있다면 궁금증이 생길 것이다. 40달러는 한국 돈으로 얼마 정도 하는 것일까?

'환율' 이란 우리나라 화폐와 다른 나라 화폐의 교환 비율을 말한다. 우리나라 화폐와 비교해서 외국 돈이 얼마만큼의 가치를 가지는지 나타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USD 1 $ = 1,000원이라면 미국의 1 달러가 우리나라 1,000원과 똑같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의미다. 만약 환율이 1 달러에 1,000원에서 1,200원이 된다면 똑같은 금액의 달러를 사기 위해 원화를 예전보다 많이 써야 한다. 이를 '환율이 상승한다' 고 표현한다. 이 경우 달러 가격은 비싸지는 반면, 우리나라 돈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즉 환율이 상승한다면 우리나라 원화의 가격은 떨어지는 것이고, 이를 어려운 말로 표현하면 원화 가격이 '평가절하' 되었다고 표현한다.

 반대로 1달러가 1,000원에서 800원이 되면 '환율이 하락' 힌디고 표현한다. 환율이 하락하면 우리나라 원화는 상대적으로 값이 비싸지고 달러의 가치는 낮아진다. 이를 원화 가격이 '평가절상' 되었다고 한다.

 

83 외환보유고 : 정부가 외화 비상금을 마련해 두는 까닭은?

 급한 사정으로 몇몇 친구에게 돈을 빌렸을 때, 이를 갚기 위해서는 내 지갑에 돈이 있어야 한다. 국가도 비슷하다. 다른 나라에 원자재 값을 치르거나 외국으로부터 빌린 돈(외채)을 갚아야 하는 긴급한 상황에 대비해 어느 정도의 비상금이 있어야 한다. 1997년 우리나라 IMF 외환위기가 온 것도 외국에 빌린 돈을 갚을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다른 나라에 돈을 갚아야 할 때, 또는 비상시국을 대비해 준비해 놓는 외화 자산을 외환보유액, 또는 외환보유고 外換保有庫 라 한다. '외환보유고' 는 달러, 유로, 엔화 등 현금으로 된 외국 통화, 다른 나라의 국채나 공채 등 해외 유가증권, 금 등으로 구성된다. 외환보유고는 환율의 안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많은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한꺼번에 팔려고 할 때가 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주식을 통해 벌어들인 원화를 팔고 외화를 사들이면 국내에 있는 외화가 부족해져 환율이 급격히 올라간다. 이때 정부는 외환보유고에 가지고 있던 달러를 풀어 환율이 지나치게 올라가는 것을 방지한다.

 

84 국제수지 : 정부가 다른 나라와의 거래를 장부에 적어 둘까?

 '수지맞는다' 라는 말을 알고 있는가? 뜻하지 않게 좋을 일이 생겼을 때도 사용하지만 주로, 사업이나 장사를 할 때 이득이 남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수지' 란 수입과 지출을 의미한다. 사업이나 장사를 할 때 수지를 따지는 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거래의 이득을 알 수 있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외국에 상품을 수출하고, 외국에서 상품을 수입해 올 때 나간 돈과 들어온 돈이 얼마인지 기록해 두어야 나라에 돈이 쌓이고 있는지 빚을 지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1년이나 1개월, 1분기 등 일정 기간을 단위로 국가가 외국과 거래하면서 오간 외화의 국제 거래 내용을 기록한 것을 '국제수지' 라고 한다. 가계부를 쓸 때 주거비, 통신비, 학원비 등 항목으로 분류해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국제수지는 주로 '경상수지' 와 '자본수지' 라는 두 개의 항목으로 나누어 정리하는 경우가 많다.

 경상수지는 한 나라가 다른 나라와 많이 하는 일반적인 상 거래, 즉 재화나 서비스 같은 일반적인 상품의 수출로 벌어들인 돈과 수입으로 나간 돈의 차이를 말한다. 예를 들어 어떤 나라가 한 해에 다른 나라에 4,000억 달러어치를 수출하고 4,500억 달러어치를 수입했다면 이 경우 해당 연도의 경상수지는 -500억 달러가 되겠다.

 경상수지에는 다양한 것들이 포함된다. 자동차 핸드폰, 김치와 같은 상품 (상품수지)은 물론, 여행, 통신, 특허권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 거래 (서비스 수지), 우리나라 사람이 해외에 나가 벌어온 돈이나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버는 돈 (본원소득수지), 무상원조나 기부금, 구호물자 등 다른 나라를 도우며 오간 돈(이전소득수지) 등이 모두 포함된다.

 자본수지는 순수하게 돈, 즉 자본만 오가는 거래를 기록하는 것이다. 가령 우리나라 사람이 외국에 직접 투자를 한다거나 부동산을 사는 경우, 해외 이주를 히먄서 돈이 나가는 경우 등은 상품이 오가지 않고 돈만 국경을 넘는 경우이기에 자본수지에 기록된다.

 가계부나 기업체의 장부에 적자보다 흑자가 기록되면 좋은 일이듯, 국제수지도 물론 흑자가 좋지만 늘 그렇지는 않는다. 흑자일 때는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많아 소득이 증가하고 생산 및 일자리가 늘어나지만, 물가가 지나치게 올라가거나 우리나라를 견제하는 외국과 무역 마찰이 벌어지기도 한다. 적자일 때는 해외로 돈이 많이 빠져나가 국가 소득이 줄어들고 해외에 빚이 늘어나는 문제가 생긴다.

 

 

경제로 세상 읽기 I :  "잘 살아보세" 라는 말대로 우리는 행복해졌을까? - GDP와 행복지수

"잘살아 보세, 잘살아 보세.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세."

 

1970년대 정부의 주도로 이루어졌던 새마을 운동의 주제가 '잘 살아보세' 의 가사다. 새마을 운동은 가난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이루어지던 농촌 운동을 말한다. 6·25 전쟁 직후 한국은 선진국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가난한 나라였다. 데한민국의 경제 규모가 최초로 기록된 1953년, 한국의 GDP는 477억 4,000만 원에 불과했다. 1960년부터 정부의 경제개발 정책 덕분에 가난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했는데, 정부의 적극적 경제성장 정책과 국민의 협조 덕분에 한국은 빛나는 성과를 이루었다. 2018년 우리나라의 GDP는 1,893조 원으로 1953년에 비해 무려 3만 9665배 증가했고, GDP 순위도 세계 10위권에 자리잡았다.

 위 노래의 가사대로 우리는 '잘' 살게 되었을까? 가난했던 시기에 비해 객관적으로 삶의 질이 높아진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통계도 존재한다. 2020년 한국의 자살률은 OECD 1위를 기록했고, 상대적 빈곤율도 37개 회원국 중 네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GDP가 올라갔는데도, 국민이 살기 어려운 현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GDP가 삶의 질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예를 들어 GDP는 한 나라의 경제 규모를 의미하지만, 그 나라의 소득 분배 정도가 얼마나 고른지는 알려 주지 못한다. 반 평균이 올라갔다고 해서 학급 학생들의 성적이 고르게 올라갔다고 말할 수 없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게다가 GDP는 가사 활동의 가치나 여가의 가치 등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활동의 가치는 파악하지 못한다. 생산활동 과정에서 환경오염 물질이 발생해 사람들의 삶의 질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GDP가 증가하는 일도 생긴다. 

 경제규모가 아닌 삶의 질을 측정하는 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유엔개발계획 UNDP의 인간개발지수 Human Development Index ,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 SDSN 가 발표하는 세계행복지수 등이 만들어졌다. 이 지표들은 국가 소득뿐 아니라 교유구 수준, 건강, 환경, 안전, 일과 삶의 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2019년 GDP 1위 국가인 미국은 행복지수에서 19위, 2위인 중국의 행복지수 순위는 93위였다. 같은 해 GDP 10위를 기록했던 우리나라 역시 행복지수 순위는 54위에 그쳤다. 반면 행복지수의 상위권은 주로 핀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등 북유럽의 복지국가가 차지했다. 일정 수준까지는 경제력이 나라의 행복 수준을 결정하지만,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음을 알 수 있다.

 경제 규모는 간단한 숫자로 파악 가능하지만, 행복지수를 결정하는 요인은 다양하다. "잘살아 보세" 라는 말을 의미를 다양한 방향으로 생각해 볼 때다. 일과 삶의 균형, 개인의 삶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를 위해 국가가 노력할 필요가 있다.

 

경제로 세상 읽기 II : 야구선수 류현진은 환율이 오르면 좋아할까? - 환율변동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IMF 외환위기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 속에는 국가부도 사태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룹과 이 위기를 활용해 투자하는 그룹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후자, 금융맨이던 유아인은 달러를 사들여 엄청난 환차익 (환율 변동으로 이익이 발생한 경우) 으로 막대한 돈을 버는데 성공한다. 나라의 부도에 투자하여 큰돈을 번 영화 속 유아인의 행동은 왠지 모를 씁쓸함을 남기지만, 환율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 주는 영화 중 하나다.

 다른 사례로도 환율의 영향을 살펴볼 수 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 그가 2020년 1년 동안 벌어들이는 연봉은 약 2,000만 달러라고 한다. 그의 연봉은 한국 돈으로 대략 바꾸어 계산하면 얼마가 될까? 만약 환율이 1,100원이라면 '1,100원 x 2000만 달러' 로 220억 정도가 된다. 반면 환율이 1,200원일 경우에는 240억 (1,200원 X 2000만 달러) 이 된다. 환율 100원 차이로 류현진 선수의 연봉이 약 20억 원 정도 달라지는 셈이다. 류현진 선수처럼 해외에서 외화를 벌어들이는 사람에게는 환율이 올라야 이득이 된다. 외국 돈의 가치가 오르면 한국 돈으로 바꾸어 계산할 때 소득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수출업자들 역시 환율 상승이 호재로 작용한다. 우리나라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셈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수출품의 가격이 외국에서 저렴해진다. 가령 환율이 1달러에 1,000원에서 1,200원이 되면, 우리나라에서 3,600만 원에 팔리는 자동차가 해외에서 3만 6천 달러에서 3만 달러로 가격이 떨어지는 셈이다. (수출품의 외화 표시 가격 하락), 가격이 저렴해지니 해외에서 상품을 사려고 하는 사람이 늘어 더 많이 팔리는 효과가 나타난다. 덕분에 환율이 오르면 수출은 늘고 수입이 줄어 무역흑자를 보는 경우가 많다. 해외에서 우리나라로 여행을 오는 사람들도 우리나라 돈이 저렴해야 여행을 마음껏 즐길 수 있으므로 이들에게도 환율 상승은 반가운 소식이다.

 반대 입장도 있다. 미국 유학생인 자녀에게 학비와 생활비를 매달 지원하고 있는 가정이나 해외에서 상품을 수입해 오는 수입업자들의 경우 환율이 오를수록 부담이 커진다.

 이처럼 환율변동은 개인의 소득, 나라의 경제 등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환율변동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면 앞으로 경기 흐름을 예측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