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문학 『허생전』과 경제학: 독점시장의 본질
『허생전』 속 경제 원리
고전문학 『허생전』을 읽어본 적이 있는가? 작품 속 허생은 제수용품과 양반들의 망건에 쓰이는 말총을 대량으로 사들여 큰돈을 벌었다. 이러한 행위는 경제학적 관점에서 독점시장과 연관 지을 수 있다. 그렇다면 허생이 부를 축적한 방식은 독점시장이라고 볼 수 있을까? 독점시장의 본질과 특징, 생산량 결정 방식, 그리고 공급자의 부 축적 방식에 대해 알아보자.
독점시장이란?
우리나라에서 전기는 한국전력공사라는 하나의 기업이 공급하고 있으며, 특정 대학병원에서는 한 개의 편의점이 독점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단 하나의 기업이 존재하며 대체재가 없는 시장을 '독점시장'이라고 한다. 그러나 기업의 수가 많더라도 특정 기업이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면, 그 시장 역시 독점시장으로 분류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한 기업이 시장 점유율 50%를 넘으면 독점시장으로 간주한다.
독점시장의 형성 요인
독점시장은 다음과 같은 요인에 의해 형성된다.
1. 규모의 경제
독점시장은 규모의 경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기업들이 가격 경쟁을 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일부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과점시장과 유사하지만, 과점시장에서는 몇 개의 기업이 남는 반면 독점시장에서는 단 하나의 기업만이 남거나 특정 기업이 시장 지배력을 행사한다.
2. 정부의 정책
정부가 특정 산업에서 하나의 기업만 허가해 줄 경우 독점시장이 형성된다. 예를 들어, 1970년대 한국 정부는 철강산업 발전을 위해 포항제철(현 포스코) 단 하나의 제철소만 허가했다. 이처럼 정책적 지원을 통해 독점이 형성되기도 한다. 전력, 수도 등의 공공재도 정부가 직접 운영하며 독점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다.
3. 자연적 요인
광산, 온천, 스키장 내의 상점처럼 특정 지역적 요인으로 인해 독점시장이 형성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설악산과 지리산의 매점은 지리적 특성상 독점시장 형태를 보인다.
독점시장의 장점과 단점
독점시장은 무조건 나쁜 것일까? 독점이 사라지면 소비자들은 더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기업 간 경쟁으로 서비스의 질도 향상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독점이 반드시 사회에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다.
1. 공익성과 국가 경쟁력
수도나 전기 같은 공공서비스를 민간기업에 맡기면 수익성이 낮은 지역(산간벽지, 외딴 섬 등)에는 공급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공공성이 강한 산업에서는 정부가 독점 형태로 운영하여 국민들에게 필수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포항제철과 같은 주력 산업의 경우 독점이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도 있다.
2. 소비자 보호와 독과점 규제
만약 일반 상품 시장에서 독점이 발생한다면 소비자의 선택권이 줄어들고 가격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대부분의 국가는 독과점금지법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정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다. 예를 들어, IMF 시절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합병설이 있었지만, 합병 시 시장 점유율이 50%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어 무산되었다.
그러나 모든 독점시장이 규제 대상은 아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 수능 강의 시장에서는 일부 유명 강사들이 시장을 독점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법적으로 규제되지 않는다.
결론
『허생전』 속 허생이 부를 축적한 방식은 경제학적으로 독점시장의 원리와 유사하다. 그는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여 독점적 지배력을 행사함으로써 큰 이익을 얻었다. 현대 경제에서도 독점시장은 다양한 방식으로 형성되며,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제도 필요하다. 따라서 독점시장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