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공부하는 경제 이야기』 기본편 I 경제는 이미 우리 곁에 있다.
목차
I 경제는 이미 우리 곁에 있다.
일상에 흐르는 경제 원리
◆ 경제 공부의 문턱 넘기
01 욕망을 딛고 진화한 경제의 세계
02 누구나 양팔저울을 가지고 태어난다
03 현대 시장경제의 기초 알기
◆ "한손잡이 경제학자는 없나요?"
필기노트
01. 욕망을 딛고 진화한 경제의 세계
욕망은 인간의 본질 그 자체다. - 스피노자
#경제 #욕망 #사업 #번영
어렵고 복잡할 거란 생각에 선뜻 경제 공부를 시작하지 못하고 압박감과 의무감만 느끼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경제는 우리의 삶과 욕망에 맞닿아 있다. 문명의 번영을 만들어낸 건 다름 아닌 인간의 경제적 욕망이다.
돈이란?
→ 돈은 쓰기 위한 것이자 사회적 약속
→ 특정 시대와 장소에서만 쓸 수 있음. 교환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아무 쓸모없음
예시) 무인도, 40년 전 한국
인류의 번영을 가져온 경제적 욕망
인간의 욕망은 일시적으로 충족되지만 계속 다시 생김
→ 욕망을 채워주는 대가로 경제적 이익을 얻는게 사업, 사업은 분업의 결과물인 상품을 만듦
예시) 옷 한 벌을 만들기 위해서는 목화를 기르고, 실을 만들고, 천을 염색하는 등 다양한 작업이 필요
예시) 중세 유럽에서 사치품이었던 후추, 오스만제국과 독점 계약을 한 베네치아 상인이 후추 가격을 올리자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는 사업이 등장. 이게 곧 대항해시대로 이어짐
인간의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한 사업들이 전문화, 고도화하고 기술적인 혁신을 반복하면서 문명이 발전하고 번성하게 됨
챕터 이야기
01 챕터에서는 우리가 돈을 왜 벌까 라는 질문으로 포문을 연다. 이 질문의 답은 '쓰기 위해서 돈을 번다'고 필자는 말하고 있다. 돈 자체가 보석처럼 빛이 나거나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닌 어디까지나 자신에게 필요한 재화나 서비스로 바꾸기 위해 돈을 모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필자는 무인도에서 평생 혼자 살면 500억 원을 현금으로 준다고 한다는 예시와 현재의 돈 500억 원을 가지고 50년 전의 한국 사회로 거슬러 올라가면 어떻게 될까의 예시를 가지고 돈이란 것은 특정 시대와 특정 장소에서만 통용되는 일종의 약속이라 하였고 다양한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돈을 벌고 쓴다고 한다. 내 욕망을 위해 쓴 돈이 다른 누군가 손에 들어가 그 사람의 욕망과 필요를 충족시키는데 다시 사용되고 그렇게 돈을 매개로 모두의 욕망이 끊임없이 연결되어 움직이는 것이 바로 경제의 세계라고 설명한다.
번영이란 단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욕망을 설명하기 시작한다. 욕망이란 어느 정도 충족되면 사라지는 것이 아닌 형태를 달리하여 다시 생긴다. 예를 들어 쌀밥 한 그릇만 배불리 먹고 살면 소원이 없겠다라고 과거에는 생각했지만 지금은 식량 생산량이 늘어났고, 식문화도 고급화되면서 맛과 영양을 고루 갖춘 식사를 욕망하게 되었기에 과거와 현재의 욕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려준다. 또한 식비보다 더 다른 것에 문화생활비나 교육비로 쓰는 것이 우리의 욕망이 '생존을 위한 욕구'에 그치지 않고 확장된 증거라고 하면서 경제적 욕망 덕분에 번영을 이루었다고 한다. 번영이란 한자말로 그대로 '번성하고 영화로워지다' 라는 뜻이다. 문명이 양적, 질적으로 고루 성장하고 팽창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의학과 보건 위생이 개선돼서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인구가 많아지거나 기술과 생산성의 향상으로 식량을 비롯한 각종 물자가 풍족해지는 상황, 그로 인해 사회 구성원의 욕망이 다양하게 충족되는 상황을 번영이라고 한다. 이렇게 사회를 번영시키게 하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많은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다. 가령 옷을 만들 때 목화솜을 대량으로 재배할 토지와 자본, 노동력이 필요하고 실을 채취한 후 실을 뽑아 다양한 종류의 원단을 만드는 공정도 필요하고 이렇게 복잡한 분업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사업' 영어로는 비즈니스라고 한다.
여기서 사업이란 타인의 욕망을 채워주는 대가로 경제적 이익을 얻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문명사회가 번영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가 바로 이 사업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자기의 이익을 얻기 위해서 경제활동을 하지만 이런 활동이 모여서 만들어진 상품이 또 다른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그렇게 사업이 커지는 과정에서 다양한 기술적 진보도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켜켜이 쌓여 사회 전체의 번영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인류를 번영하게 한 사업의 예시 하나로 대항해시대를 얘기한다. 800년 전 중세 유럽에는 후주가 왕가나 귀족 가문이 아니면 구경도 못하던 부의 상징이었다. 당시만 해도 후추같은 향신료가 대중화되지 않아 향신료를 쓰는 건 그 자체로 고급스러운 취향과과시하는 최고의 수단이었다. 15세기 중반이 되던 해 향신료 가격이 폭등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오스만제국을 거치지 않고 후추를 얻을 방법을 궁기하면서 아프리카 남부 쪽으로 돌아가거나 아예 제국 반대 방향으로 가면 후추를 구할 수 있을 거라 생각을 했다. 이것을 '대항해시대' 라고 불렀다.
02. 누구나 양팔 저울을 가지고 태어난다
돈은 머리에 넣고 다녀라. 절대로 가슴에 품지 마라. - 조너선 스위프트
#합리성 #기회비용 #효용 #한계편익 #한계비용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회비용을 따진다. 한정된 시간과 자원으로 최대한 효용을 얻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하지만 비용과 편인계산은 단순하지 않으며, 상황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경제학적 사고
합리성
경제학에서 전제하는 가장 기본 조건. 자신의 상황에서 가장 높은 효용을 가진 선택지를 추구
예시) 대부분의 사람이 길에서 10원짜리 동전을 줍지 않음
기회비용
기회비용
어떤 선택을 함으로써 대신 포기하게 되는 가치. 물직적인 이익이나 만족을 추구하는 경제학에서는 기회비용을 계산하여 판단을 내림
효용
이익, 만족, 이득 등을 통칭하는 말.
한계비용과 한계편익
한계
한 단위가 추가되는 상황.
한계비용, 한계편익
어떤 재화나 서비스를 한 단위 더 추가해서 사용할 때 더해지는 비용이 한계비용, 이익이 한계편익
주어진 선택지 사이의 차이를 파악해 더 나은 선택을 하려는 노력이 경제학의 뿌리
서로 다른 경제학적 사고
경제학적 사고로 바라본 저출생 문제
전통적인 농업 사회의 사고 | 현대의 사고 |
유아 생존율과 기대수명 ↓ → 공동체 유지와 부모 노후를 위해 자식을 많이 낳음 |
유아 생존율과 기대수명 ↑ → 아이를 적게 낳아 한정된 지원을 집중시킴 |
→ 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처한 상황에 따라 경제적 판단이 달라짐
챕터 이야기
02장에서는 경제가 우리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고 한다. 경제는 나와 상관없다는 생각은 버리고 경제에 거부감을 지우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하루에 수십 번씩이나 경제학적 사고를 한다고 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경제학적 사고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오늘 점심 무엇을 먹었는지 이야기를 하면서 누구는 도시락을 먹었을 수도 누구는 어제 먹다 남은 야식을 먹었을 수도 있다. 점심에 무엇을 먹었는지 여러 선택지가 주어졌을 때 나에게 더 편리하거나 큰 만족을 가져다주는 쪽을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사고 방식을 '경제학적 사고' 라고 한다. 경제학에서 생각하는 올바른 선택의 기본 조건은 합리성이다.
도시락 재료를 사서 도시락을 만들고 하는 시간과 비용보다 도시락을 포기함으로 얻는 시간과 외식 비용, 어느 것이 더 합리적일까? 필자는 몇 번 시도 끝에 도시락 싸기를 그만두고 밖에서 사 먹는것을 선택한다고 했다. 생각보다 도시락을 싸는 비용이 저렴하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비용이란 돈 하나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도시락을 싸기 위해 원재료를 사는 돈, 그것을 도시락으로 만들어 가지고 다니는 노동, 도시락을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시간까지 모두 비용에 해당한다. 이런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판단을 하여 도시락을 만드는 시간에 잠이라도 더 자자라는 생각하며 이 생각이 노동 대신 잠을 통한 휴식을 택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과 단순히 돈뿐만 아니라 다른 비용까지 종합적으로 계산해서 자신에게 더 이익이 되는 것을 판단하는 과정이 내포돼 있다면서 이것을 경제학적 사고라고 말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와 경제학적 사고는 우리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경제학적 사고를 이해한다면 다른 사람의 경제적 선택을 섣불리 비난하기보다 그 사람의 경제 환경과 판단 기준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다.
극단적 사례를 들어서 미국의 거대 유통기업 아마존을 창립한 제프 베이조스라는 사람이 여가를 즐기려고 공원에서 산책 중인데 땅에 100달러 지폐를 발견했는데 그는 주울 것인지 질문을 하고 있다. 누구는 주울 수 있다고 말하고 누구는 줍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이것처럼 경제학적 사고와 그 결론은 절대적 기준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경제학은 본래 정신적이고 추상적인 문제를 다루기 보다는 현실적이고 물질적인 이득, 또는 만족에 관심을 두는 학문이다. 우리가 느끼는 만족이나 이익을 경제학 용어로 효용이라고 한다. 한정된 자원과 조건 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큰 효용을 가져다줄 수 있는 선택이 무엇인지 따지는 것이 경제학의 특징이다. 그러니 객관적인 비교가 가능하도록 효용을 수치화해야 한다. 그렇지만 세상 모든 것을 경제학적인 기준에 따라 계산하려고 하는 것은 가장 경계해야 한다. 대부분 경제학자들은 환산하기 어려운 정신적인, 혹은 질적인 효용까지는 따지지는 않는다. 어디까지나 현실적이고 물질적인 문제에 관심을 한정 짓는다. 경제학의 주요 관심사는 '현실에 기반하여 물질적인 최대의 효용' 이다. 단순히 경제학에서는 물질적 효용이 행복과 비례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이 문제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답변은 제한적이지만 일정한 소득이 없으면 행복도 얻기 힘들다는 말은 어느 사람에게 이야기를 해도 맞는 말이라고 할 것이다. 큰 병에 걸렸는데 돈이 없어서 치료비가 없으면 혹은 더 나은 직업을 갖기 위해 공부하고 싶은데 여건이 안 된다면 행복을 유지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겠지만 소득이나 재산이 늘어난다고 행복으로 즉시 연결되진 않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돈이나 경제력이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오늘도 끊임없이 경제학적 사고를 통해 기회비용을 계산하고, 매 순간 마음 속 저울을 이용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며 살고 있다. 이 저울은 처음부터 인류가 가지고 있던 생존 도구다. 그리고 이 거울에서부터 경제하기 시작되었다. 결국 경제학이란 같은 조건에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의 행복, 더 풍족한 미래를 얻기 위해 치열하게 계산하고 고민한 시간이 모여 만들어진 학문이 아닐까 필자는 말하고 있다.
여기서 기회비용이란 단어 그대로 기회에 대한 비용이다. '어떤 선택을 함으로써 대신 포기한 효용 혹은 가치'를 의미한다. 영어로는 Opportunity Cost 일본학자들이 한자어로 번역하면서 만들어진 말이다. 간단한 예로 회사에서 야근을 한 시간 하면 3만원을 받는데 정시 퇴근을 하면 그만큼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여기서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여기서 필자는 휴식을 환산하면 얼마의 가치가 있다는 표현이 낯설게 느껴지더라도 조금 이해를 바라고 있다. 경제의 세계에서 편의상 계산이 당연히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확히 비교를 위해 얼마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따져야 한다.
한계비용과 한계편익의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길거리에 쓰레기를 주워야 할까라는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필자는 길거리에 쓰레기는 미관상 안 좋고 위생상으로 안 좋기 때문에 버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더 나아가 설악산 공룡능선 15번째 바위틈에 끼어 있다면 그것도 치워야할까라는 질문을 하고 있다. 여기서도 필자는 치워야 한다고 답을 하는데 길거리에 있는 쓰레기를 치우는 것보다 더 까다롭고 힘들다고 하면서 설악산 바위틈의 쓰레기를 치움으로써 얻을 수 있는 사회적 효용은 낮다고 말한다. 그곳의 쓰레기를 치우는데 연간 1억 원이 든다는 가정하에 설악산을 치우기 위해 관리하는 국립공단에서는 1억 원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사업에서 예산을 삭감하거나 예산 자체를 늘린다거나 산불 감시나 삼림을 관리하는 인력을 줄여야 한다. 물론 정확하게 계산하려면 쓰레기를 방치했을 때 오염되는 설악산의 환경까지 고려해야 하지만 그것은 빼고 쓰레기를 치울 때를 이야기한 것이므로 제외해서 이야기했다.
경제학에서 '한계' 란 한 단위가 추가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오랫동안 밥을 굶고 먹으면 만족감, 효용이 증가한다. 이렇게 한 단위가 추가될 때 늘어나는 효용을 한계효용이라고 부른다. 밥을 막 먹기 시작했을 때 배가 많이 고팠기에 한 숟가락으로도 상당한 효용을 얻는다. 그렇지만 밥을 먹을수록 한 숟가락이 주는 효용은 줄어든다. 한계효용이 점점 작아진다. 이렇듯 더 많이 소비할수록 추가되는 만족의 크기가 줄어드는 현상을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 이라고 한다. 밥을 먹을 때 포만감을 충분히 느끼다가 계속 먹으면 더 이상 먹는 것이 괴로운 지경에 이르는 것이 한계효용이 마이너스가 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한계효용이 마이너스가 되기 전에 적당한 지점에서 밥 먹기를 멈춘다. 한계효용은 점차 줄어드는 속성을 가진다.
마찬가지로 한계비용은 어떤 재화나 서비스를 한 단계 추가할 때 늘어나는 비용이고, 한계편익은 그 때 얻을 수 있는 편익, 즉 이익을 의미한다. 앞에 이야기한 길거리에 쓰레기를 주워서 버려야 하는 예시에서 길거리에서는 발견하기도 쉽고 누군가가 치우기도 쉽다. 청소의 한계비용은 작고 청소로 얻는 한계편익은 크기 때문에 쓰레기를 가능하면 치우는게 이득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안 보이는 쓰레기까지 치운다고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청소로 얻을 수 있는 한계편익은 작고 그에 비해 청소에 들어가는 한계비용은 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악산 공룡능선 15번째 바위틈에 쓰레기가 끼어 있는 것을 치우는 것은 청소를 통해 얻는 한계편익은 거의 없는 반면 한계비용만 엄청 늘어난다. 그래서 필자는 한계비용보다 한계편익이 크면 청소를 하고 그 반대라면 청소를 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더 나아가 한계비용과 한계편익이 일치하는 정도까지만 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음은 저출산 기사를 보여주며 경제학적 사고로 사회를 읽게 만들어준다. 예전에는 현재와 같이 수명이 길어지고 농업, 경공업, 중공업, 서비스업이 아닌 기대 수명이 50세를 넘기지 못하고 농업 사회였기에 한 가정에서 아이를 대 여섯 명을 출산해야 최소한 그 공동체의 인구 규모가 유지될 수 있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부모 입장에서는 자식은 미래를 위한 일종의 '보험' 이라고 생각해 아이를 최대한 일찍 많이 낳고 많은 노동력이 가정과 공동체의 생계를 책임지게 하는 것이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였다. 그러니 자기 노후를 보장해주는 유일한 희망이 노동할 수 있는 가구 구성원 숫자였기에 아이들을 많이 낳았다. 그렇기에 사회적으로 인구가 많아져 자원이 고갈되고 개인의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기에 정부에서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표어를 냈었던 것이다.
현재와 예전 양쪽 다 경제학적 사고를 한 결과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경험에 따라 세상을 판단하기 마련이라 자식을 대여섯 명씩 낳아 대를 잇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던 시대를 살았던 사람과 한 아이의 양육에도 온갖 현실적인 고민을 해야하는 지금 시대를 하는 젊은 세대의 가치관이 다른 건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이들 두 집단의 판단이 모두 각자의 합리적인, 경제학적 사고에서 나왔다.
출생률이 낮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출생률이 수십 년간 감소해온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급속도로 바뀌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수명이 크게 연장되고 사회적으로 농업 뿐만 아닌 경공업, 중공업, 서비스업 순으로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일자리가 있기 때문에 이제는 아이를 무작정 많이 낳기보다는 한두 명 낳아 한정된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해서 높은 경쟁력을 가진 성인으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 더 일반적인 생각으로 바뀐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경제적 불평등을 이야기 안할 수가 없다. 부의 양극화가 더 심각해지면서 수많은 청년이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지도 못하는데 부모 세대처럼 몇 살때 취직을 하고 집을 사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하는 계획조차 세우기 어려운 사회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애초에 혼인율 자체가 낮아지는 것이 저출생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경제학적 관점에서 보면 현재 우리나라는 아이를 양육함으로써 기대할 수 있는 경제적인 편익이 낮은 편이라고 이야기하며 양육 비용마저 감당하기 어려윈 어떤 사람들에게는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와 가치관이 다른 예전 세대와 가치관이 다르다 해서 무시하거나 그러면 안된다. 그들에게는 살아온 환경과 시대가 있으니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에게는 그것이 옳았다는 합리적 판단으로 그 시대를 살아온 것이기에 다른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어떨까?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그 시대를 모르고 그 세상에는 나와 다르게 사고하는 타인도 포함되어 있고 타인이 처한 입장과 환경을 고려해서 그 사람이 가진 욕망의 합리성을 인정한다면 이제껏 보지 못한 세계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고 이해하는 일도 가능해질 것이다.
03 현대 시장경제의 기초 알기
상식과 정직한 거래만큼 인간을 경탄케 하는 것은 없다. - 랠프 윌도 에머슨
#경제주제 #시장경제 #수요와공급
경제를 이끌어 가는 가계, 기업, 정부는 시장에서 소비와 지출을 통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시장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을 결정하고 자원을 배분한다. 이런 경제학 개념과 이론을 알고 나면 일상 속에서 보이지 않던 원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경제주체
가계, 기업, 정부는 현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세 주체.
과거에는 가계와 기업만 주로 활동. -> 오늘 날에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제활동에 개입.
시장
시장
자유로운 교환이 이루어지는 장소.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균형점에서 가격이 결정.
수요와 공급
가격이 낮아지면 수요는 증가, 공급은 감소. 수요 공급 곡선은 거래 참여자의 욕망이 반영될 결과로 변화 가능
① 농업 기술이 발달해 공급량이 늘어나면 공급곡선이 우하향
-> 쌀 값 하락
② 허생의 과일 독과점으로 공급량이 감소하면 공급곡선이 좌상향.
-> 과일 가격이 급격히 상승. 당시 과일은 필수제라 가격이 변화해도 수요량이 일정했기 때문
시장경제의 한계
독과점으로 인한 가격 변동도 정당화. 대부분의 국가는 시장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혼합경제 채택.
구제역 사태
구제역 확산으로 수많은 돼지 살처분 -> 공급감소
그러나 단기적으로 가격이 감소함. Why?
① 소비자의 심리 변화. 돼지고기 수요가 줄어듦
② 축산 농가들의 판단. 살처분보다 판매가 이득이므로 공급이 오히려 증가
-> 중장기적으로는 가격 상승. 후에 관련 주가도 높아짐
경제학은 어디에나 깃들어 있음.
엘프리드 마셜, "경제학은 인간의 일상생활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챕터 이야기
03에서 경제학에서 다루는 기본 개념과 원리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시간이다. 경제학에서 다루는 개념과 원리를 왜 배워야 하는지 여행에 빗대어 설명을 한다. 해외여행을 간다는 것은 그 자체로 흥분되는 일로 아무 배경지식 없이 낯선 분위기를 만끽하는 것도 좋지만 그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간단한 지식을 갖고 여행을 한다면 훨씬 더 풍성한 경험을 할 수 있듯 경제 공부도 마찬가지라고 필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경제 공부를 안 하고 시작해도 큰 탈은 없지만 기초적인 지식을 쌓고 나서 보면 경제의 세계가 어떻게 생겼는지 더 선명하게 느낄 수 있다. 개념과 원리라는 단어만 보면 거리가 느껴지지만 경제학은 다른 어떤 학문보다 우리 삶에 아주 밀접한 학문이다. 경제학의 기본개념과 원리는 우리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 그래서 경제학을 조금만 알고 나면 같은 뉴스나 사건도 다른 통찰력으로 가지고 보게 된다. 경제학이 세상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창이 되길 바란다며 3장을 시작한다.
경제의 세계를 이끌어가는 것은 가계, 기업, 정부다. 가계, 기업, 정부는 경제주체다. 세 개의 단어를 이해를 해야 복잡한 현대 경제의 작동 원리를 알 수 있다. 여기서 개인이 아닌 가계가 경제주체일까? 여기서 경제주체란 전체 생산과 소비생활에 영향력을 끼치는 하나의 단위를 뜻한다. 하지만 가족 구성원 중 어린아이나 노약자는 노동을 통한 생산에 참여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그들을 위해 쓰이는 돈이 없는 건 아니다. 또한 소득이 없는 가족 구성원이 소득이 있는 다른 구성원을 다방면으로 지탱하기도 하기에 개인이 아니라 생활 공동체인 가계를 하나의 주체로 설정했다. 여기서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은 어떻게 봐야할까? 그것은 기업으로 봐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족 (혈연관계)나 규모가 아닌 경제주체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봐야 한다. 아무리 작은 기업이라고 해도 그 안에 고용자의 피고용자가 존재하고, 이들을 모여 상품의 공급자 역할을 한다면 기업으로 이해를 해야 한다.
현대경제에서 기업과 가계는 서로가 서로를 꼭 필요로 하는 관계다. 가계는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기업에 '노동' (일손) 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이나 소득을 얻는다. 노동과 더불어 상품 생산에 필요한 자본, 토지 등을 합쳐 생산 요소로 분류하는데, 생산요소가 거래되는 시장에서 가계는 기업에 노동을 공급하고 기업으로부터 임금을 받는다.
가계는 시업에서 번 돈을 어디에 소비를 할까? 상품이 판매되는 상품시장에서 소비가 이루어진다. 그러니까 가계는 생산요소시장에서 기업에 노동을 판매해 소득을 얻고, 그 소득으로 상품시장에 기업이 만든 제품을 구입한다. 거꾸로 기업은 생산요소시장에서 노동을 구입하고, 그 노동을 이용해 만든 상품을 상품시장에서 가계에 판매한다. 다음 표는 기업과 가계가 돈을 벌고 쓰는 원리를 정리한 표다.
생산요소시장 | 상품시장 | |
가계 | 노동 공급 임금 획득 |
상품 구입 비용 지출 |
기업 | 노동 구입 임금 지출 |
상품 판매 수익 획득 |
생산의 주체인 기업과 노동의 주체인 가계가 생산요소시장과 상품시장에서 서로 임금과 상품을 주고 받으며 경제활동을 한다. 자급자족 상태가 아닌 이상 우리는 이렇게 늘 다른 경제주체와 상호작용을 한다. 여기서 개인이 상품을 팔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질문을 내놓는다. 개인이 상품을 팔 수는 있지만 기업에 비할 수 없다. 예를 들어 가구를 하나 산다고 해도 개인 제조업자를 찾아갈 수도 있고 대형 가구사 제품을 살 수도 있다. 하지만 가구를 사는 소비자 입장에서 개인과 기업 중 누가 더 안정적인 거래 상대일까? 더불어 장기적으로 보면 개인 제조업자와는 오래 거래하기 힘들다. 그 사람이 천재지변에 당할 수 있고 병이 걸려 죽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 가구가 낡거나 부품을 추가로 구입을 해야 하거나 사후 관리를 받기 어렵다. 반면 기업은 구성원 몇 명이 바뀐다고 해서 영업을 중단하지 않고 거래가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보통 상품을 대량으로 만들기에 생산비용과 유통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상품의 가격이 저렴하다. 이처럼 기업의 생산 조건이 개인에 비해 압도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보통은 기업을 생산 주체로 본다.
마지막 경제추제인 정부는 가계와 기업의 '중간 조정자' 역할을 한다. 정부의 중요한 수입원은 세금이다. 기업과 가계로부터 세금을 거두고 그 세금으로 치안이나 국방 같은 꼭 필요한 공공 정책을 시행한다. 직접적으로 상품 생산에 참여하진 않지만 기업과 가계의 경제활동을 지원하고 부를 재분배한다. 경제의 세계에서 가계나 기업에 뒤지지 않는 영향력이 있는 경제주체다.
여기서 정부는 돈을 마음대로 만들고 쓸 수 있는데 세금을 왜 걷을까? 란 질문에서 정부라고 해도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없다는 말과그리스나 아르헨티나 같은 국가가 모라토리움 혹은 디폴트 사태에 직면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냐고 묻는다. 여기서 모라토리움과 디폴트라는 단어를 설명한다. 모라토리움은 쉽게 말해 빚을 갚을 의지가 있으나 능력이 없으니 상환 날짜를 늦춰달라고 요청하는 일로 설명한다. 즉 지불 유예를 신청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디폴트는 채무 불이행, 빚을 못 갚는다고 파산 선언을 하는거다. 정부가 나라 살림을 위해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 놓고 그 빚을 제때 갚지 못할 때 벌어지는 비극적인 사태다.
총 정리를 하자면 가계와 기업이 서로 생산과 소비를 주고받으면서 경제활동을 하고, 그 사이에서 정부가 세금 징수와 지출을 통해 중간 조정자 역할을 한다. 다음 도표는 '경제순환모델' 이다.
이 순환모델은 역사의 결과물이다. 먼 옛날에는 사람들이 자급자족하던 했던 시대에는 파편화된 '가계' 만 존재했겠지만 이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상품을 대량 생산하는 '기업' 이 탄생했다. 하지만 자원을 독점하고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거대 기업이 생긴다거나 화폐가 원활하게 돌지 않아 경제위기가 발생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서 시간이 지날수록 가계와 기업의 상호작용만으로는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도시 규모가 커진 만큼 누군가는 반드시 제공해야 하는 국방, 치안 같은 공공재의 필요성도 커녔고 그 역할을 담당할 새로운 경제주체로서 정부가 등장한 것이다. 최초의 근대 경제학자로 알려진 영국의 애덤 스미스도 그의 대표 저서인 『국부론』에서 기업과 가계가 국가 경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경제학이라는 학문이 처음 생겼을 때만 해도 정부의 역할은 굉장히 미미했다. 당시 정부는 통치에 필요한 군사력을 유지하기 위해 권위를 앞세워 세금을 거둬가는 존재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날 정부는 엄연한 경제주체로서 기업과 가계 양쪽 모두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시대에 맞게 경제주체를 누굴 꼽을지의 문제는 상황에 맞게 바뀌어 온 것이다.
이 순환모델은 오늘날의 모습을 설명하지만 미래의 경제 모델은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예를 들어 기계기 인간이 돕지 않아도 스스로 상품을 생산하게 된다고 가정을 하면 문제가 된다. 즉, 생산 과정에서 가계가 제공하는 노동이 필요 없게 된건데 그러면 당장 기업에 노동을 제공하고 수입을 얻었던 가계 구성원들은 수입원을 잃게 되니 문제 상황이 된다. 한편 기업에서도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해 줄 가계의 구매력이 없어지니 역시 문제다. 그러나 걱정하진 말아라. 이 순환 구조의 어디 하나라도 막히면 경제 전체가 마비가 되기에 해결책이 등장할 수 밖에 없다. 소비와 소득의 사슬을 다시 연결하기 위해 국가의 재분배 기능을 크게 강화시켜야한다. 국민이라면 무조건 '기본소득' 을 지급하자는 아이디어는 이런 차원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기본소득으로 쓰일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문제인데, 합의가 이뤄진다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기계에 세금을 매겨 충당할 수 있고, 그 외에 여러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물론 이건 정해진 미래가 아니기에 앞으로 더 활발히 논의되어야 할 사안이다. 세 경제주체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사실은 기억해라. 가계, 기업, 정부 이들 중 누구 하나 경제활동을 할 수 없다. 모두가 운명을 함께하는 경제 공동체다. 한 개인으로서의 삶에 머무르지 않고 나를 둘러싼 경제의 세계를 폭넓게 알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있다.
수요와 공급에 앞서 시장의 기초 원리인 만큼 시장에 대한 개념을 설명한다. 시장이란 영어로 Market이라고 부르며 시장이 어떻게 등장했는지 물어본다. 태초의 시장은 어떠했을까? 지금 같은 형태의 돈이 등장하기 전 인류의 원시적인 물물교환을 떠올려보자. 돈이라는 매개 없이 각자 생산한 물건들을 일대일로 교환했던 시대가 태초의 시장이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A, B 라는 부족이 있는데 A라는 부족은 가축을 다른 농작물 (쌀) 로 교환하고 싶고 B라는 부족은 다른 농작물 (쌀) 이 있는데 모피로 교환하고 싶어한다. 이럴 때 두 부족이 한 쪽만 거부해도 거래가 실패한다. 우연히 두 부족이 필요로 하는 물자가 맞아떨어져서 교환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돈이라는 중간 매개가 없는 상태에서 자신의 생산물을 다른 생산물로 교환을 한다면 교환할 수 있는 생산물의 종류가 많을 수록 좋다. 최대한 많은 참여자가 모여 다양한 품목을 거래할 때 개인의 필요가 충족될 가능성도 크다, 그러다 만약 같은 품목을 취급하는 부족이 여럿이라면 가격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A부족은 쌀 한 포대에 모피 한 장을 교환해준다면 B부족은 모피 한 장과 모피 반 장을 더 얹어주겠다고 하는 식으로 말이다. 정리하면 시장이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일 뿐만 아니라 거래를 원하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뜻한다. 여기서 시장의 기본 전제이자 핵심은 참여자들이 스스로 거래 조건이나 가격을 결정하는 '자율성'이다. 수요와 공급이 있고 그들 사이의 자유로운 거래가 일어나는 공간을 모두 시장이라고 부를 수 있다. 하지만 거래가 자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시장이라고 볼 수 없다. 예를 들어 쌀 한 포대와 모피 한 장을 맞바꾸기로 했는데 모피 판매자가 일방적으로 모피를 손바닥만한 크기로 잘라주고 쌀을 전부 강탈하면 쌀 판매자가 모피 판매자랑 계속 거래를 할까? 아니다. 그래서 참여자들이 서로를 믿고 지속적으로 거래에 참여해야 한다. 여기서 가격이 비싸면 소비자는 사지 않을 권리, 가격이 너무 저렴하다면 생산자가 팔지 않을 권리가 똑같이 보장되어야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가격도 제대로 책정될 수 있다. 이렇게 시장의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되는 가격이 시장 참여자들에게 경제활동을 할 유인 (동기) 를 제공한다.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의 결정과 변화를 설명하는 이론이 있다. 그것은 바로 수요 공급의 법칙이다. 자연스러운 시장 원리인 수요 공급의 법칙에 따라 운영되는 경제체제는 시장경제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다. 수요 공급의 법칙이라는 이름보다 더 익숙한 것은 수요곡선, 공급곡선 이라는 단어다. 말 그대로 가격에 따라 수요량과 공급량이 어떻게 보여주는 곡선이다. 대부분 상품을 만드는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은 이것을 따른다.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이 함께 있는 모습이다. 이것을 수요곡선과 공급곡선 따로 따로 하나씩 살펴보기로 하자.
아래는 수요곡선이다.
위 그래프는 수요곡선으로 세로축은 가격을 나타내고, 가로축은 수요량을 나타낸다. 즉 필요로 하는 물량이 얼마인지 나타낸다. 가격과 수요량 외의 다른 조건은 일정하다고 가정할 때, 가격이 비쌀수록 수요량이 적어진다. 곡선이 시작되는 빨간색 원 부분, 즉 상품 가격이 아주 비쌀 때 수요량이 무척이나 적다. 하지만 아주 부유한 사람이나 그 물건을 반드시 사야겠다는 사람은 구매를 할 것이다.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 살 것이다. 그러나 상품의 값이 저렴해지면 그 물건을 사겠다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그래프가 파란색 원이 있는 오른쪽 아래로 향하는 모습이 된다.
이번에는 공급곡선을 살펴보자.
공급곡선 그래프 세로축은 가격, 가로축은 공급량을 나타낸다. 공급곡선은 수요곡선과 달리 오른쪽 위를 향한다. 낮은 가격에서 상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공급자가 적지만, 가격이 올라갈수록 공급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을 각 각 알아보았으니 이제 합쳐서 알아보자.
위에 보이는 그래프처럼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이 균형가격에 만나는 모양이다. 수요곡선은 가격 변화에 따라 수요자가 상품을 얼마만큼 사고자 하는지 보여주고 공급곡선은 반대로 가격 변화에 따라 공급자가 상품을 얼마만큼 팔고자 하는지 보여준다.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은 각각 수요자와 공급자의 경제적 욕망을 그려낸 곡선이라고 보면 된다. 두 곡선이 만나는 균형점, 즉 두 입장의 욕구가 맞아떨어지는 지점에서 거래가 성사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욕망이 바뀌어지면 그래프도 바뀌어질 수 있을까?란 질문에는 그렇다고 대답을 하고 있다. 수요자와 공급자가 처한 상황이 변한다면 곡선도 변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면 농업기술이 획기적으로 발달해서 쌀 생산량이 급증했다고 가정해보면 같은 양의 쌀을 과거보다 저렴한 가격에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쌀의 시장 가격이 전반적으로 낮아지면서 공급곡선도 아래 그래프처럼 이동하게 된다.
이렇게 그래프가 바뀌면 예전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쌀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수요와 공급 곡선 그래프를 이야기하면서 이 그래프로 설명할 수 없는사례도 존재한다고 이야기한다. 그 사례를 고전 이야기로 보여준다. 고전 이야기인 조선 후기 소설인 『허생전』에서 소수의 생산자가 공급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독과점을 보여준다.
허생은 만 냥을 입수하자, 다시 자기 집에 들르지도 않고 바로 안성으로 내려갔다. 안성은 경기도, 충성도 사람들이 마주치는 곳이요, 삼남(충청, 경상, 전라)의 길목이기 때문이다. 거기서 대추 밤 감 배며, 석류 귤 유자 등속의 과일을 모조리 두 배의 값으로 사들였다.
허생이 과일을 몽땅 쓸었기 때문에 온 나라가 잔치나 제사를 못 지낼 형편에 이르렀다. 얼마 안 가서, 허생에게 두 배의 값으로 과일을 팔았던 상인들이 도리어 열 배의 값을 주고 사 가게 되었다. 허생은 길게 한숨을 쉬었다.
"만 냥으로 온갖 과일의 값을 좌우했으니, 우리나라의 형편을 알 만하구나"
- 박지원,『허생전』중에서
조선 시대에 과일은 양반들이 제사상에 올리는 특별한 상품이었다. 일반적인 상품이라면 가격이 비쌀수록 수요량이 줄고, 저렴할수록 수요량이 많아져야 하는 것이 많지만 양반사회에서는 허례허식이 중요해서 과일은 꼭 소비해야만 하는 '필수재'로 여겼다. 만약에 그래프로 그린다면 수량이 없을수록 가격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 수직에 가까운 그래프일 것이다.
『허생전』 속 양반들은 제사상에 과일을 올려야만 제대로 된 양반 노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격이 얼마가 되더라도 과일을 사겠다는 사람이 많았던 만큼, 가격과 상관없이 수요량이 거의 일정했다. 당시 양반 사회의 문화 특성이 만들어놓은 독특한 수요곡선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다음은 허생이 택한 젘ㄴ략에 따른 공급곡선 그래프다.
위 그래프를 보면 공급을 줄여 공급곡선을 위로 이동하면서 공급곡선과 수요곡선이 전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만나게 되었다. 가격을 올려도 양반들이 과일을 포기하지 않을 것을 알고 택한 판매전략이다.
『허생전』은 본래 양반 사회의 허례허식을 비판할 목적으로 쓴 글이다. 하지만 실제 현실에서 독과점은 사회 구성원들의 삶에 대단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우리가 날마다 소비하는 쌀, 라면 등 식료품,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통신 서비스, 혹은 자동차에 들어가는 휘발유 등을 특정 기업이 독점하고 가격을 마음대로 결정한다고 생각해보면 돈이 부족해서 필수재를 구하지 못하게 된 많은 사람의 삶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처참해질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독과점 행위조차 소장경제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 시장경제는 판매자와 소비자의 자율성을 전제하고 있으니 말이다. 허생은 자신이 원하는 가격에 재화를 공급했고, 이유야 어찌됐든 양반들도 그 가격에 동의해 자발적으로 재화를 구입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독과점 거래 역시 시장경제 원리에 부합한다는 주장이 말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이 시장경제의 한계다. 일반적으로 시장경제는 자원을 필요한 만큼 생산하고 적정한 가격으로 배분하는데 유리하다. 하지만 허생전 같이 이 방식이 사회 구성원들의 삶에 항상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오늘날 완전히 자유방임적인 시장경제로 운영되는 국가는 없다고 무방할 것이다. 나라마다 어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국가가 시장경제를 표방하되 동시에 정부의 시장 개입을 용인하는 혼합경제를 운영하고 있다.
물론 이 체제가 영원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아마도 미래에는 더 많은 사람이 만족할 만한 방향으로 보완되고 진화해나갈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욕망을 달성하는 수단으로 교환을 택하고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시장을 만든 것이 경제의 시작점이자 핵심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구제역 사태라는 뉴스 기사를 통해 조금 더 심화된 생활 속 경제를 살펴보도록 하자.
'구제역 사태' 한 달째···전국 확산 태세
(···) 지난달 말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 사태가 한 달째를 맞은 가운데 27일 인천 서구와 경북 청송, 경기 양평 지역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 이번 구제역으로 이날까지 2,059호 농가의 44만 3,442마리가 살처분·매몰되는 등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 《연합뉴스》2010.12.27
2010년 말에 발생했던 구제역 사태를 다룬 기다 내용이다. 구제역은 소, 돼지처럼 발굽이 갈라진 동물들에게만 퍼지는 병이다. 이 시기에 구제역이 엄청나게 퍼지는 바람에 수십만 마리의 돼지가 살처분을 당했다. 이 사태가 우리 일상에서 어떤 경제적인 영향을 끼칠까? 돼지는 보통 식용 목적으로 길러지는 동물이다. 돼지를 키우는 축산 농가는 돼지고기를 사 먹는 사람들에게 팔기 위해 돼지를 사육한다. 돼지고기를 사려는 소비자들의 수요와 팔려는 축산 농가의 공급이 있다. 한국은 1인당 연평균 약 40킬로그램의 돼지고기를 소비할 정도로 돼지고기가 인기 많은 나라다. 정부가 초기 방역에 실패해서 전국적으로 구제역이 발생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을 때, 구제역 발생 전과 비교해서 돼지고기라는 상품의 수요와 공급에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앞에서 배운대로 이야기를 한다면 돼지고기 공급이 줄어들고 줄어든 만큼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정반대 상황이 벌어졌다. 돼지고기 공급이 늘어나고 소비는 위축되면서 오히려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이 벌어졌다. 여기서 소비자들의 심리를 생각해보면 구제역은 사람에게 옮기지 않는 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질병에 걸린 돼지고기를 먹으면서 찜찜함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유통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돼있다 한들 찜찜함이 완전히 해소되기 어렵다. 그래서 소비자들의 심리 때문에 사회 전체의 돼지고기 수요가 일시적으로나마 위축된다. 한편 공급자인 축산 농가의 입장은 돼지들이 구제역에 걸리기라도 하면 아예 살처분을 해야 하기에 정부가 제공하는 보상은 시세의 약 80%밖에 되지 않고 전염병으로 오염된 축사를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 설상가상으로 소비자들이 돼지고기 소비를 꺼리는 탓에 안 그래도 가격이 떨어지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더 떨어지거나 구제역이 더 번지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돼지를 시장에 내다 파는 것이 농가 주인들에게 더 나은 선택지가 된 것이다. 즉 감염병의 빠른 확산세가 돼지고기의 시장공급을 일시적으로 증가시킨 것이다. 물론 상황이 장기화되면 돼지고기 수요는 다시 정상화가 될 것이다. 구제역은 질병이라 찜찜하기는 하지만 돼지고기를 먹는다고 전염되는 질병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살처분으로 인한 돼지고기의 공급감소는 바뀌지 않고 수요가 예전만큼 회복되었는데 공급이 급감했으면 자연스럽게 가격이 올라간다. 실제로 2010년 말에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약 두 달이 지난 뒤, 돼지고기 가격은 이전 가격의 60%이상 올랐다고 한다. 이렇게 사람들의 복잡한 심리까지 가격에 영향을 미치니 경제의 세계를 단순히 숫자와 그래프만으로 해석할 수 없다. 여기서 조금만 생각을 더 확장한다면 구제역으로 돼지고기 공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급등했으니 가격이 막 떨어지던 초기에 버티지 못하고 망한 축산농가는 피해가 막심했겠지만 그 시기를 잘 버티고 살아남은 농가들은 시장에서 경쟁하던 공급자들이 줄어든 상황이니 이들의 입장도 변했을 것이다. 돼지 한 마리를 키우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그대로라고 하면 시장 전체의 돼지고기 공급이 줄어든 만큼 비싼 값으로 돼지고기를 팔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2010년 구제역 사태에서 살아남은 양돈 기업 중 일부는 훌쩍 뛰어버린 돼지고기 가격 덕분에 큰돈을 벌었다. 물론 관련된 주식 가격도 덩달아 상승했다.
돼지고기 가격 상승, 관련주 '함박웃음'
(···) 돼지고기 가격의 꾸준한 강세에 관련주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OOO는 최근 9거래일 중 2거래일을 제외하면 꾸준히 상승했다. 3월 초 2,000원대였던 주가는 세 달 만에 3,580원까지 상승했다. (···) 모 연구원은 "OOO의 13개 보유농장 중 3개 농장이 살처분 대상이 됐지만 나머지 10개 농장이 돼지고기 가격 상승의 수혜를 누리게 됐다"며 올해 1분기에만 작년 연간을 상회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 《머니투데이》 2015.5.29
이처럼 같은 사건도 경제의 눈으로 바라보면 전혀 다른 시선으로 보인다, 물론 2010년 구제역 사건의 경우를 일반화시킬 수는 없다. 구제역이 초기에 잘 수습될 수도 있고, 정부가 비축했던 돼지고기를 풀거나 돼지고기 수입을 장려해서 물가를 잘 조절할 수도 있는 여러 방안이 있다. 한 사건이 우리의 일상에 어떤 경제적인 영향을 미치고 또 중장기적으로 어떤 결과로 까지 이어지는지 살펴볼 수 있는 하나의 사례로만 받아들이면 된다.
여기까지 경제학에서 다루는 기본 개념과 그 개념들을 우리 생활에 어떻게 응용할 수 있는지 간단하게 살펴보았다. 영국의 유명한 경제학자 앨프리드 마셜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경제학은 인간의 일상생활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라는 말과 동시에 필자도 필자가 향하는 강의가 향하는 방향이 같다면서 한 사람의 평범한 일상에도, 그와 촘촘하게 연결된 사회 전체에도 경제가 깃들어 있다고 한다. 우리가 경제학의 시선에서 사회를 바라보려는 이유는 서로 복잡하게 연결된 세계를 분석하고 연구함으로써 인간과 세계를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챕터3에서는 경제, 그리고 경제학이 우리 삶과 연결돼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려는 목적이 컸다. 다음 장에서는 한국 경제의 마지막 호황기라고 불리는,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치유되지 않는 상처러 남아있는 그런 서글픈 시대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로 하면서 끝을 맺고 있다.
◆ "한손잡이 One-handed 경제학자는 없나요?"
미국 대통령이었던 해리 트루먼은 참모들에게 농담 삼아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한손잡이 경제학자를 데려와 주세요. 경제학자들은 모두 '한편으로는 (One the One hand) 이라고 말하고서는 곧바로 '다른 한편으로는 (One the Other hand)' 이라고 하잖아요.'"
트루먼을 답답하게 만든 건 경제학자들의 사고방식이었다. "쓰레기를 치워야 하는가?" 라고 대통령이 질문하면 "네" 혹은 "아니오" 로 간단하게 대답하는 대신에 이렇게 말한다.
"한편으로는 쓰레기를 치우면 시민들의 효용이 증가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청소에 드는 비용 증가를 고려해야 합니다. ··· 결론적으로 쓰레기를 청소하되 한계효용과 한계비용이 일치하는 수준까지만 해야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어떠한가? 대통령이 듣기에는 답답했겠지만, 경제학적 사고를 알게 된 이제는 양손잡이 경제학자들의 주장이 더 타당하게 들리지 않나요?
이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퀴즈를 풀어볼 수 있다.
http://nantalk.kr/bbs/board.php?bo_table=economics_quiz&wr_i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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